등록 : 2009.06.11 19:12
수정 : 2009.06.1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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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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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흐름읽기 /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 연말 대비 배 가까이 오른 3.9%가 됐고, 우리나라 금리도 4%대로 올라 섰다.
금리가 오르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국채 발행. 특히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작년 10월 이후 각국 정부는 많은 일을 했다. 민간 소비가 약할 때에 대신해서 물건을 사줬고 은행이 가계에 돈을 빌려 주기 꺼릴 때에는 대부자로서 역할도 했다. 지난 몇 개월 경제의 굵직굵직한 부분이 모두 정부에 의해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평소 같으면 정부가 세금을 걷고 그 범위 내에서 정책을 폈을 텐데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필요 자금의 상당 부분을 국채 발행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 한해만 2조3000억 달러 정도의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작년 발행액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빠른 증가가 아닐 수 없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금리 상승 요인이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은데다 고유동성 정책으로 풀린 자금이 자산 가격을 올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 위기 이후 여러 정책들은 인플레을 고려하지 않고 세워진 것이다. 그만큼 인플레에 대해 취약할 수 밖에 없는데 금리가 인플레 우려를 전면에서 맞고 있다.
향후 금리에 따라 ‘저금리-고유동성’ 정책이 수정될지 모른다.
아직은 긴축을 걱정해야 할 정도가 아니지만 유동성을 무한대로 늘리던 정책은 더 이상 펴기 힘들어 졌다. 유동성 규모가 크고 양도 많이 늘어나던 시절에서 유입량이 줄어드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주식시장은 성장이라는 할증 요인과 금리라는 할인 요인이 맞붙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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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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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에 문제될 것이 없다. 금리가 주가를 끌어 내리는 것 이상으로 성장이 주가를 끌어 올리기 때문이다. 5월 중순 이후 금리 상승과 주가 정체가 맞물려 있는데 이는 금리 상승이 경기 회복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른 것 외에 국채 발행 확대에 따른 수급의 영향이 컸음을 보여준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연말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60% 정도로 보고 있다. 원활한 경기 회복으로 금리 인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면 문제가 없지만 아니라면 시장이 상당히 진통을 겪을 수 있다.
최근까지 시장은 금리도 낮고 경기 회복 기대도 커지는 등 호조건 아래 있었다. 무주공산을 달려오던 상황에서 이런 저런 걸림돌들이 생기고 있는데 금리가 첫 번째 인 것 같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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