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6.25 22:17
수정 : 2009.06.2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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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지표와 생산지표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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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흐름읽기 /
6월 중순부터 세계 주식시장이 조정에 들어갔지만 중국은 여전히 탄탄한 오름세를 잃지 않고 있다. 조만간 3000포인트를 넘을 기세다.
중국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경제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좋다. 정부 정책이 겉돌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중국은 경기 부양대책을 쓰자마자 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올해 8%대 성장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 완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자금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나라다. 따라서 그동안 중국 정부의 역할은 자금 공급의 총량을 규제해 과다하게 많은 돈이 풀리는 것을 막고, 공급된 자금을 적절히 배분하는데 맞춰져 왔다. 규제가 중심이었던 만큼 자금줄을 풀어주면 언제든지 유동성이 팽창할 가능성이 있었다. 여기에 정부의 영향력이 큰 사회주의 국가로서 특징까지 가미됨으로써 금융완화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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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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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기 부양대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침체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기 힘들다. 이는 경기 회복의 상당 부분이 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와 소비를 나눠 보면, 올 들어 중국의 투자 증가율은 브이(V)자 형태의 회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소비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증가율이 높아지지 않는 엘(L)자형에 머물고 있다. 가뜩이나 공급 압력이 높은 상태에서 투자 증가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경기 회복이 벽에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20% 감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세계 주식시장은 우리나라가 가장 빠른 5월초에, 대만과 기타 선진국은 6월초에, 일본이 이보다 늦은 6월 중순께부터 조정에 들어갔다. 물론 하락보다 상승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 형태의 조정이지만…….
다른 나라가 모두 조정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만이 현재까지 상승을 계속하고 있다. 주변국 시장을 고려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큰 원군을 얻었다고 볼 수 있지만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떨어진다. 중국의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고, 대중국 관련주 대부분이 심각한 업종 경기 둔화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수익률 확보보다 이 기회에 수익률 하락으로 고생을 시켰던 중국 펀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으면 한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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