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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날개’ 단 CMA…‘무한’ 진화 중.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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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집중 분석]
신용카드 결제 계좌로 지정 가능…약점 해소
고금리·안정성·부가서비스 앞세워 고객 손짓
지난 2004년 초 삼성증권이 국내 최초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을 내놓은 뒤, 시간이 흐를수록 시엠에이는 진화를 거듭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데다 금리도 높아 시중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이동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지난 2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 통합에 관한 법률’은 시엠에이에 날개를 달아줬다. 시엠에이 상품이 은행 상품에 견줘 지니고 있던 약점을 말끔히 해소해줬기 때문이다. 지난 6월부터 시엠에이 계좌를 신용카드 결제 계좌로 지정할 수 있게 되면서 시엠에이와 신용카드 결합상품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달부터는 시엠에이도 소액 지급결제마저 가능해졌다. 고객 기반 균열을 우려하는 은행권은 물론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고객 확보를 위해 피나는 경쟁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안정성을 강조하는 상품,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상품, 강한 연계서비스를 무기로 내세운 상품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시엠에이가 잇따라 출시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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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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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은 두드러진 부가서비스로 승부를 걸었다. 이 회사의 ‘메리츠 시엠에이’는 주식을 담보로 최대 3000만원까지 자동 대출이 가능하다. 또 이달 말까지 ‘마이캐쉬존’ 현금 출금기를 이용하면 24시간 출금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계열사 힘을 톡톡히 받고 있다. 이 증권사의 ‘명품 시엠에이’는 신한은행의 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입출금과 통장정리가 가능하다. 또 영업시간 내에 신한은행 입출금기를 이용하면 출금 수수료도 무제한 면제된다. 또 신한카드와 연계한 시엠에이신용카드도 강하다. 이 밖에도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은 향후 거래 실적에 따라 굿모닝신한증권은 물론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생명 등에서 각종 우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좀더 창의적인 상품들도 고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 시엠에이’는 시엠에이 계좌 하나만 개설하면, 펀드나 주식,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 또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어 내놓은 일부 시엠에이신용카드는 카드 고객이 결제 시엠에이 계좌를 통해 금융 거래를 할 때마다 보너스 현금이 펀드에 자동 투자되는 ‘펀드 캐쉬백’ 혜택도 주고 있다. 업계 최초로 시엠에이 상품을 내놓은 후 꾸준히 업그레이드된 상품을 내놓고 있는 삼성증권도 최근 새로운 상품 ‘삼성 시엠에이+’를 내놨다. 이 상품은 수익률과 부가서비스 면에서 업계 상품의 장점만 골라 담았다. 일단 신규 고객이 급여계좌로 시엠에이를 설정하고, 적립식 펀드에 월 30만원 이상 자동이체할 경우엔 6개월간 잔액 3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4.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개월 이후에도 기본 금리에 연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CMA, 투자대상 따라 달라요 국공채·기업어음 등…원금 보장형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투자 대상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먼저 아르피(RP·환매조건부 사채)형은 금융회사가 가진 국공채나 우량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약정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수익률이 함께 올라간다. 다만, 가입 때 확정 금리가 정해지기 때문에 오른 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돈을 뺐다가 다시 넣어야 한다. 엠엠에프(MMF·머니마켓펀드)형은 고객 자금을 모아 펀드를 만든 뒤 만기 1년 미만의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나온 수익을 지급하는 시엠에이다. 아르피형과 마찬가지로 엠엠에프형도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한다. 국공채 편입률이 높을수록 돈을 떼일 가능성도 낮아진다. 엠엠더블유(MMW·머니마켓랩)형도 있다. 고객의 일임을 받아 고객 명의 계좌에서 초단기로 운용하는 상품이다.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도 달라진다. 끝으로 종금형도 있다. 시엠에이 상품 중 유일하게 예금자보호법을 적용받아 1인당 5000만원까지 원금을 보장한다. 예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수익이 높아진다. 예치 기간을 일정하게 약속하는 예치형이 수시입출금식보다 이자를 더 준다. 물론 약정 기간보다 먼저 돈을 빼면 받는 이자도 줄어든다.
‘고객 뺏길라~’ 은행 발빠른 반격 급여이체시 신용대출·수수료 면제 혜택 시엠에이(CMA)를 내세운 증권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은행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새 급여 통장을 내놓거나 기존 상품을 강화하기도 한다. 이런 양상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에이엠에이(AMA)플러스 급여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은 기존의 ‘에이엠에이 전자통장’을 업그레이드한 상품이다. 저축예금과 엠엠디에이(MMDA) 예금이 자동 스윙 방식으로 연결된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3.1% 금리에다, 각종 수수료를 깎아준다. 특히 한 달 이상 급여이체를 하면 신용대출까지 받을 수 있다. 보통은 급여이체 실적이 3개월은 넘어야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도 기존 스윙계좌 상품인 ‘아이플랜급여통장’을 리모델링했다. 지난달 12일부터 급여이체 고객에게 타행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 준다. 금리를 조금 더 올려주기보다 수수료 면제 혜택 확대를 요구하는 고객이 더 많다는 점에 착안해 내놓은 상품이다. 은행권 월급통장의 강자는 에스시(SC)제일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두드림 통장’이다. 출시 1년여 만에 50만계좌 이상의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거뒀다. 이 급여통장은 입금액과 관계없이 입금 뒤 31일을 넘기면 4.1% 금리를 제공하고 각종 수신 거래와 당·타행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 준다. 한국씨티은행도 급여이체 때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 3.5% 금리를 주는 ‘씨티 이엠에이(EMA) 예금’을 팔고 있다. 인터넷으로도 기존 저축예금에서 간편하게 이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게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씨티원 통장’ 가입 고객에게 국제 현금카드를 무료로 발급해주고 35~40% 환율 자동우대도 해주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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