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8.23 22:40
수정 : 2009.08.23 22:40
이자 못받는 경우 등 조건 천차만별
오는 10월이 되면 지난해 말 은행들이 앞다퉈 내놓았던 연 6% 후반대의 고금리를 줬던 특판예금의 1년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은행들은 예금 고객을, 다른 은행은 물론 자산관리계좌(CMA)를 무기로 갖고 있는 증권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 최근 들어 예금 상품 마케팅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요즘 은행들이 내놓는 주무기는 바로 주가지수연동예금이다. 이 상품은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지급되는 금리가 결정되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일반 예금 상품보다 훨씬 높은 고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은행들이 홍보자료에서 큼지막하게 써 놓은 고금리에 현혹돼 가입했다가 적지 않게 실망할 수도 있다. 고금리를 누릴 기회가 있는 만큼 거꾸로 일반 정기예금 금리에도 못 미치거나, 나아가 단 한 푼의 이자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특징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실제 최근 나오는 지수연동예금을 보면 은행마다, 또 같은 은행이라도 내세운 조건이 천차만별이다. 오는 26일까지 판매되는 외환은행의 ‘베스트 초이스 정기예금(09-5차)’은 주가지수 변동에 따라 최고 연 16%의 금리를 제공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이 금리를 받기 위해선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코스피200 지수가 가입 후 1년 내에 40% 올라야 한다. 반면에 1년 동안 지수가 하락하면 원금만 그대로 돌려받아야 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만기에 이른 주가지수연동예금 중 40%는 주가 하락으로 만기지수가 기준지수를 밑돌면서 단 한 푼의 이자도 주지 못한 상품이었다.
주가지수가 무작정 많이 오른다고 해서 높은 금리를 주지 않는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이 오는 28일까지 판매하고 있는 ‘세이프 지수연동예금 고수익 상승형 9-11호’는 가입 후 1년 동안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지수가 장중 한 번이라도 기준지수 대비 40% 초과 상승하면 금리가 연 5.0%로 확정된다. 반면에 40% 초과 상승한 적이 없을 땐 일정한 조건(지수상승률×40%)을 충족하면 최고 연 1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주가지수연동예금 중엔 고수익을 내건 상품만 있지는 않다. 정기예금보다는 조금 높은 금리를 내세웠지만, 실제 받을 수 있는 확률은 높은 안정형 상품이 그것이다. 하나은행이 9월2일까지 판매하는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안정형 45’는 장중 지수와 상관없이 가입 당시 지수보다 만기 때 지수가 20% 이상 상승하면 연 6.4% 금리가, 20% 이하 상승하면 상승률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상품이다.
주가지수가 내려야 오히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다. 씨티은행이 9월1일까지 판매하는 ‘코스피200 지수연동예금 하락형 1호’는 만기지수가 기준지수보다 상승하면 원금만 보장하지만, 지수 하락률이 -26% 이내일 때는 최고 연 13% 금리를 제공한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