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6.03 18:35 수정 : 2005.06.03 18:35

인사문제 이해얽혀 주도권 다툼
영어공용등 놓고 문화적 갈등도
한국씨티 · 하나 노조도 따로따로

금융권 구조조정 과정에서 ‘급속한 합병’을 이뤄낸 시중은행들이 내부 몸살을 앓고 있다. 업무는 합쳐졌지만 각 은행의 고유한 조직문화 통합이 쉽지 않은데다, 인사 문제 등 이해관계까지 얽혀 ‘한지붕 두가족’의 주도권 다툼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합병 이후에도 노동조합은 여전히 따로 운영되는 경우도 적지않아 ‘한가족 통합’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은 상태다.

씨티은행과 통합해 한국씨티은행으로 출범한 옛 한미은행 노조는 지난 4월 단행된 임원 승진 인사가 불공정하다며 한국씨티은행 본관 1층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합병 뒤 직원 구성은 한미은행 출신이 3.5대 1로 압도적으로 많은 데도 씨티은행 출신만 대거 전무·상무로 승진했다는 게 노조쪽 주장이다. 합병 뒤 불거지는 전형적인 ‘인사 갈등’의 사례다.

지난해 통합 과정에서 은행 사상 최장기 파업을 벌였던 한미 노조는 이달 말께 파업 1주년을 맞아 경영진에 대한 대규모 규탄 시위를 계획중이어서 한동안 잠잠했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통합 직후에도 미국계인 씨티은행 출신 임원들이 영어를 업무 공식언어로 사용하는데 대해 노조가 반발하는 등 크고 작은 문화적·인적 갈등을 겪어왔다.

오는 9월 통합추진위원회 발족을 앞두고 있는 조흥·신한은행의 경우, 대등 합병 원칙의 ‘뉴뱅크’ 전략을 추진해 온 최영휘 전 신한지주 사장이 경질되면서 흡수합병을 우려하는 조흥 직원들과 노조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의 말 한마디에 대등합병 원칙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며 통합 과정에서 벌어질 갈등에 불안감을 토로했다. 신한지주는 합병에 앞서 두 은행의 ‘감성통합’을 위해 통합작업에 참여하는 두 은행 직원 400여명의 동반산행과 두 은행 직원이 한조가 돼 참가하는 테니스대회를 여는 등 인적·문화적 통합 추진에 골몰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합병 이후 조직문화 통합에 힘을 쏟았으나, 강정원 행장 취임과 함께 영업점에서 두 은행의 인력 교류를 실시하면서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탠다드차터드은행 서울지점과 통합하는 제일은행도 인사 문제로 속앓이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은행이 합병됐는데도 두 은행의 노조는 그대로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조직 통합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상업·한일·평화은행이 합병한 우리은행과 국민·주택은행이 합병한 국민은행의 경우 노조도 통합돼 단일 노조를 꾸렸지만, 한국씨티은행을 비롯해 서울·하나은행이 합친 하나은행 등은 여전히 각각의 노조를 두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합병 과정에서 양쪽의 직급·호봉차, 임금차 등 이해관계도 다르고 기업문화도 달라 조직문화와 인적 통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재 안선희 기자 seong68@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