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09 19:37
수정 : 2005.06.09 19:37
“체감경기 회복 더뎌”
경기 회복이 거북이 걸음을 하면서 소비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수 회복 지체를 이유로 콜금리를 동결했다.
박승 한은 총재는 9일 “수출이 두자릿수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 회복이 지체돼 2분기에도 경기가 저점을 횡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연 3.25%에서 동결하기로 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는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을 보여 연간 4% 안팎의 성장을 이루겠지만 체감경기 회복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현재 콜금리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이어 “체감경기 회복이 더딘 것은 고용없는 성장과 설비투자 침체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금리 동결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째다.
한은은 이날 국내 경기에 대한 종합의견에서 “소비 등 내수회복세는 예상보다 완만해 전체적으로 경기회복 모멘텀이 아직 미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국내 소비재판매는 1월 2.1% 감소한 데 이어, 2월 1.4%, 3월 0.5%, 4월 0.1% 증가 등 미약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앞으로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지만 가계신용의 완만한 증가가 예상되는 등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설명을 반영하듯, 소비 심리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내놓은 ‘5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를 보면, 앞으로 6개월 뒤의 경제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 지수는 99.2로 석달만에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 3월 102.2로 오랜만에 100을 넘었으나 4월에는 101.3으로 낮아져, 두달 연속 하락했다. 소비자기대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앞으로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다만 세부항목별로 소비지출기대지수(103.8)와 경기기대지수(102.4), 생활형편기대지수(100.8) 등이 기준치를 넘어, 아직 기대심리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 시점에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고 1분기 성장률이 기대보다 낮은 것으로 나온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지출 기대지수 등이 기준치를 웃돌고 고소득층의 기대치도 살아있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조성곤 김성재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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