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13 16:50
수정 : 2005.06.13 16:50
많은 투자자들이 신문이나 방송에서 쏟아지는 재테크 정보에 촉각을 세운다. 하지만 재테크(財Tech)라는 단어 자체가 단기적이고 계획성 없는 투자라는 어감을 주기 때문에 바람직한 용어가 아니다. 용어의 출처나 지향하는 목표가 불분명한 말이다. 단순한 투자지식을 강조하는 재테크보다는 살아있는 동안의 자금 흐름을 분석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재무계획(Financial Planning)’이 더 적합한 방법이다.
아무튼 우리나라에 퍼져 있는 재테크 방법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 문제점은 재테크에는 장기적인 투자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1년이나 6개월 단위의 자금 운용방법을 이야기 하다보니 노후자금이나 자녀학자금과 같은 뚜렷한 투자목적에 따른 자금운용방법을 선택하지 못한다. 투자를 자금의 용도와 관계없이 모두 비슷한 방법으로 단기적이고 안정적으로만 운용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저축기간을 10년 이상 가져가야 하는 노후투자자금을 1년짜리 정기예금에만 계속 맡기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운용방법이다.
둘째로 재테크는 항상 고수익만을 지향하려고 한다.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주는 상품만 잘 골라내 투자하겠다는 태도다. 특히 요즘에는 각종 언론매체나 인터넷 등을 통해 금융상품의 수익률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상품을 선택할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금융상품에만 관심을 가진다. 그러다 보니 투자 성과에 따른 위험에 대해서는 미처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수익이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위험도 높다는 사실에 대해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셋째로 재테크는 감각적인 판단에 의존해 무모하게 투자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투자하기 전에는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도 막상 투자에 나서면 무모할 정도로 과감하게 투자한다. 적지 않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마치 주식 전문가인양 주가의 움직임을 주저없이 점치고 그에 따라 이제 투자할 때가 됐다는 식으로 예측을 남발한다. 단기적인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위험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한 채 무모한 투자를 부추기는 실정이다.
넷째로 재테크는 투자자보다 금융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추천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판매회사에 방문하면 판매직원은 회사 정책상 우선하는 금융상품을 투자자에게 추천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개 투자자들은 판매직원이 추천하는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마련이다. 동시에 금융회사는 다시 이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고 홍보해 거드는 식이다. 금융회사들은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힘이 드는 장기투자보다는 손쉬운 단기투자 방법에만 매달리고 얼마나 팔렸는지 또는 새로운 금융상품 판매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당장의 수익에만 매달리다보니 투자자를 위한 일괄적인 서비스나 재무계획 서비스 등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제부터라도 이처럼 문제가 많은 관행적인 재테크에서 벗어나 저금리 시대와 고령화 사회를 이겨낼 자산운용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자와 금융회사 모두 인식을 바꿔야 할 것이다. 외국에서나 통하는 방법이라면서 기존 관행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진지하게 우리 실정에 맞는 자산운용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민주영/재테크포탈 모네타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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