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05 18:33
수정 : 2005.07.05 18:33
“상반기 고유가 발목 부진”
한국은행은 5일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애초 4%에서 3.8%대로 낮춰잡았다. 상반기 중 민간소비와 기업 투자가 부진했던 데다 유가 상승으로 경기 회복에 발목이 잡히면서 예상보다 성장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고유가에도 소비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공공부문 중심의 투자 확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애초 전망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한은은 예측했다.
고유가 성장률 발목=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4%에도 미치지 못하는 3.8%로 수정 전망한 가장 큰 이유는 고유가다. 한은은 유가가 애초 전망치인 평균 34달러 수준보다 큰 폭으로 상승해, 단순 계산으로만 성장률을 0.8%포인트 정도 깎아먹은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의 소비침체·투자부진 등이 상반기 중 이어지면서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하반기에 원유도입단가를 평균 48달러 수준으로 높여 잡아도, 소비와 투자가 크게 늘어나는데 힘입어 하반기 성장률이 연초 전망치인 4.4%보다 높은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유가 등 대외여건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져 4분기에는 4% 후반대까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반기 소비·투자 탄력받을 것= 한은은 하반기 회복세를 이끌 주 요인으로 민간소비 회복과 공공부문 중심의 투자 증가를 꼽았다. 민간소비는 고용·소득·가계 신용의 회복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상반기 1.9% 보다 높은 3.5% 성장해 연간 2.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 부채조정이 하반기에도 이어지겠지만, 가계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고, 주5일 근무제·신차 출시 등에 따라 민간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정부가 하반기에 4조4천억원 규모의 공공부문 투자계획을 갖고 있어 내수 회복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성장은 하반기 6.4%와 2.8%로, 상반기(2.8%, -1.2%)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도 원/달러 환율상승에 힘입어 하반기에 10.4% 성장하면서 연간으로는 연초 예상치인 7.3%보다 높은 10.7%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3.8% 전망치 달성 가능할까?=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하반기에 유가가 예상보다 더 오르거나 부동산 투기가 확산되면 (경기회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3.8% 전망치는 하반기 유가를 충분히 높게 잡아 나온 숫자이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유가가 성장률에 악영향을 덜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8월말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대책이 건설경기와 소비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의 대책은 가격 급등지역을 목표로 하는 것이며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대책일 경우 건설경기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에 대해 한은은 “매매값이 오르고 있지만 전세값은 오르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값이 물가 상승요인이 될 경우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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