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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4 19:54 수정 : 2005.07.14 20:02

눈치보는 뭉칫돈 ‘신호’를 기다린다


“부동산은 막바지처럼 보입니다. 새로 들어가는 건 위험하죠. 채권쪽은 금리가 널뛰기 하고 있지 않습니까. 주식이 1000을 넘었다지만 과거 경험으로 보면 언제 거꾸러질지 모릅니다. 지금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잇따르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가던 자금의 움직임은 주춤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고 싶어 애를 태우고 있지만 뭉칫돈들은 아직 엠엠에프(MMF) 등에 머무르면서 눈치를 살피고 있다. 시중자금의 흐름은 다음달에 나올 부동산대책과 주가 추이에 따라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성 자금지표 MMF 이달 9조 불어나
예금도 담보대출도 ‘뚝’…채권펀드 썰물
8월 부동산대출·주가추이가 물꼬 틀듯

눈치보는 뭉칫돈들=대기성 자금인 엠엠에프는 이번달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69조8720억원이던 잔액이 지난 12일 현재 78조9040억원으로 9조 넘게 불어난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가액 가운데 절반 정도는 기업들이 세금 환급을 받은 돈이 들어온 것이고 나머지는 부동산과 관련해 대기하고 있는 자금과 기관·개인이 펀드를 환매한 돈이 섞여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자금은 1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엠엠에프는 늘어난 반면 나머지 부분은 대부분 줄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 예금은 지난 7일 현재 지난달말보다 4조155억원이 감소했다. 부동산으로의 자금유입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도 지난 4일 금융당국의 규제 이후 급감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1396억원까지 치솟았던 주택담보대출 신규실적이 지난 11일 435억원, 12일 354억원, 13일 37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채권형 펀드는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부터 시장금리가 치솟고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말 75조8860억원이던 수탁고가 지난달말 64조7170억원을 거쳐 지난 12일 현재 62조33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주식형펀드는 적립식펀드 힘으로 아직 증가하고는 있지만 지난달부터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지난해말 8조5520억원에서 지난 12일 13조1530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매달 증가액은 1월 247억원, 2월 951억원, 3월 813억원, 4월 909억원, 5월 1285억원으로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달에 302억원으로 뚝 떨어졌고 이번달 들어도 94억원밖에 늘지 않았다. 이는 주가가 1000을 넘어가면서 펀드를 파는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호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부동산이나 채권, 주식 모두가 지금은 들어가기가 불안한 시점”이라며 “고객들에게 엠엠에프에 돈을 넣어놓고 8월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권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대책·주가 추이가 판가름=정부는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칼’을 휘두르는 한편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당근’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달 자산운용업 규제 완화, 코스닥기업 상장부담 경감안 등을 내놓은데 이어 적립식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최근 “정부는 여러 방안을 동원해서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자금이 정부의 바램대로 부동산에서 증시로 흘러들어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 펀드매니저는 “정부가 부동산을 누른다고 돈이 바로 증시로 가는 것은 아니다”며 “주가가 확실히 올라간다는 믿음이 없으면 그냥 엠엠에프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엠엠에프에 있는 돈들이 다시 부동산으로 갈지, 채권으로 갈지, 주식으로 갈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중자금이 결국 주식시장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시중자금 중에는 부동산이면 부동산, 주식이면 주식, 말뚝을 박고 있는 자금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회색자금도 많다”며 “정부의 규제로 부동산쪽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률은 계속 낮아지는 반면 주식시장의 투자매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주가가 계속 올라가면 뭉칫돈들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8월말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지와 주가가 대세상승을 할 수 있는지에 따라 시중 자금이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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