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0.30 20:50
수정 : 2011.10.30 20:50
이종우의 흐름읽기
유럽 사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내년 6월까지 민간은행이 자본 확충을 통해 자기자본 비율을 9%까지 높이고, 그리스 채권을 50% 상각 처리하며 유럽금융안정화기구 기금을 1조유로까지 늘리기로 결론을 내렸다. 늘리는 재원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기금을 담보로 부채를 일으키는 형태다. 유럽정상회의는 결과에 관계없이 현시점에서 도출할 수 있는 최대의 해결책을 내놓은 셈이며 이제 시장의 평가만 남았다.
이번 논의 과정을 통해 분명해진 점이 하나 있다. 당분간 그리스를 부도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인데, 상황이 소강 국면에 들어간 만큼 유럽이 시장의 중심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다음 과제는 무엇일까?
시장이 큰 사건에 휩쓸리면 다른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시장에서는 다른 요인이 자라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실적이다. 이달에 발표된 기업실적을 보면 미국은 양호했지만 국내는 부진했다. 미국 에스앤피(S&P)500 기업 중 60% 이상이 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을 기록한 반면, 국내는 삼성전자 정도만 시장 기대를 넘는 수치를 발표했을 뿐 나머지 상당수는 지난해 대비 이익이 줄어들었다.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과거 경험이나 시장의 관심이 이벤트에 쏠려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부진한 실적이 당장 주가를 끌어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보다 시장이 조정에 들어갈 경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 변수도 그저 그랬다. 3분기 국내 성장률이 31개월 만에 가장 낮은 3.4%로 낮아졌고, 미국은 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다소 상승했지만 소비자신뢰지수가 크게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이란 재료가 걷히고 난 뒤 주가는 경제와 실적이 변화된 부분까지 포함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데, 수치가 인상적이지 않아 상승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주가 상승이 계속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있다.
주도주를 찾아야 하는데 시장을 끌고 오던 정보통신주는 주가가 크게 올라 추가 상승 여지가 줄었다. 삼성전자가 이미 100만원에 육박하고 있고 다른 주식 역시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주도주 부분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간이 갈수록 주가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
8월과 달리 시장이 안정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에 힘이 다하더라도 급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상승도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주식을 통해 혈로를 뚫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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