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8 16:56
수정 : 2005.07.18 18:00
생생 투자칼럼
필자가 그동안 부동산과 관련된 선진국의 사례를 소개한 것은 부동산이 투자대상으로 적절치 않다거나, 주식이나 펀드투자가 더 좋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모든 재산을 부동산 한 곳에 집중시키거나, 돈을 빌려서 무리하게 자기집을 마련할 경우, 그에 따르는 위험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그 위험을 피하는 방법의 하나로 투자대상의 분산을 택하는 것이다. 장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 중 어떤 가능성이 현실화 되더라도 그에 대응할 수 있도록 투자대상을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1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가정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대 금융자산 비율은 약 5 대 1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부동산이란 주거용주택만을 계산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부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빌딩이나, 토지, 상가 등을 모두 포함시키고, 최근 몇 년 동안에 오른 수도권의 부동산 값 상승분까지 감안한다면 10 대 1 또는 20 대 1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반면, 2003년 말 현재 미국 가계자산의 구조를 보면,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대 금융자산의 비율이 3 대 7 정도다. 일본도 1980년대 후반의 부동산 버블기에는 부동산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부동산이 계속 가격 하락을 보여, 2003년 말 기준으로는 이 비율이 1 대 2 정도다.
물론 부동산 가격의 상승, 하락으로 이 비율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또 이들 나라와 우리나라의 발전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많다. 그러나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가계가 지나치게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구조를 가진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에 ‘땅 많은 가난뱅이’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을 잔뜩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현금화하지 못해 고생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투기열풍이 지나가고 나면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부동산은 문자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자산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노령층 세대일수록 부동산의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가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필자의 글을 읽거나 강의를 듣고 어떤 분은, “당신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우선 우리집 자산의 20% 정도만이라도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옮겨가야겠다”면서 자문을 요청해오는 경우가 있다.
어떤 분은 “당신 말이 일리는 있다. 그렇지만 지금 갖고 있는 부동산은 아까워서 팔 수가 없고 앞으로 생기는 돈은 모두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겠다”고 말한다.
젊은 세대 중에는, “저는 모아둔 재산은 거의 없구요, 매월 월급 받아 생활비 쓰고 나면 30만원 정도씩 남는데 이 돈으로 어떻게 금융자산에 운용하면 좋을까요?”라고 문의해오는 분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분들은 생각한 만큼의 금융자산을 어떤 상품에 넣어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 것인가?
금융상품은 현금, 예금, 확정된 보험, 확정된 연금처럼 금융기관이 운용결과를 책임져주는 저축상품과 주식, 채권, 펀드와 같이 운용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져야 하는 투자상품이 있다. 이들 저축상품과 투자상품에, 자신의 형편을 고려하여, 분산투자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모네타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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