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5 17:55
수정 : 2005.07.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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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허리에 실 매어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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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투자칼럼
모든 운동에는 요령이 있다. 요령대로 해야 부작용없이 효과를 볼 수 있다. 필자의 취미인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제대로 달리는 요령을 익혀야 꾸준히 달릴 수 있다. 무조건 달리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선 초보자일수록 가벼운 신발보다는 충격을 흡수하기에 좋은 뒤축이 두꺼운 운동화가 좋다. 달릴 때에는 발꿈치가 먼저 땅에 닿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령을 모르고 뛰다보면, 가슴이 뻐근하게 아파오는 경우가 많다. 달리기 선배의 지도를 받아 팔을 좌우 45도로 가볍게 흔들고 가슴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 자세를 유지해보니 아무리 뛰어도 가슴이 전혀 아프지 않았다.
달리기와 같이 펀드투자 역시 요령이 있다. 제대로 된 순서대로 의사결정을 하고 투자를 실행해야 성공확률이 높다. 우선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계획을 세우기 보다는 우선 상품부터 선택하려고 든다. 계획없이 무작정 펀드부터 고르다보니 단기적인 시장상황에 따라 부화뇌동하는 것이다. 투자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우선 투자의 목적을 분석하고 결정한다. 은퇴후 생활자금, 자녀 교육자금, 주택마련 자금과 같이 투자 목적을 분석하면 투자기간, 최소 목표수익률, 부담 가능한 위험수준 등이 달라진다.
다음으로 주식·채권·부동산과 같은 자산들에 대한 투자비중을 정한다. 이런 자산구성 비율을 정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장기적인 수익률 예측이 필요하다. 은퇴후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자산구성 비율을 정하는 예를 보자. 은퇴 시점에 필요한 생활자금에서 현재 자산을 빼면 앞으로 모아야 하는 자산의 규모를 계산할 수 있다. 품위있는 은퇴 생활에 필요한 부족 자산을 모으기 위해서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대한 적절한 투자비중을 정해야 한다.
현재 자산상태와 투자규모,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은퇴 시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기대수익률을 산출할 수 있다. 이후 이 기대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주식이나 채권·부동산 등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 수익률에 따라 각각의 투자 비중을 정한다. 이런 방식은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면, 대체로 주식의 경우 연 8~10%, 채권의 경우 연 4~5%, 부동산의 경우 연 5~7%정도 내다보면 무난하다는 생각이다.
다음으로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자산별로 적합한 상품 유형을 정해야 한다. 주식의 경우 가급적이면 주식투자비중이 높은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식편입비가 낮은 혼합형이나 차익거래형과 같은 특수한 유형의 펀드는 선택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복잡한 펀드일수록 투자자에게 가려진 그늘이 많기 때문에 단순한 유형의 펀드가 좋다.
이제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서야 투자할 펀드를 선택한다. 펀드를 선택하는 것은 가장 마지막 의사 결정 단계다. 펀드를 선택할 때는 과거 높은 수익률만 보기 보다는 운용 스타일을 일관되게 지키는 펀드를 선택한다. 특히 은퇴자금이나 교육자금과 같이 장기간 적립해가야 하는 펀드의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 편입비를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펀드보다는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 오랫동안 투자하는 펀드가 좋다. 민주영/모네타 필진, FPnet 투자컨설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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