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4.08 20:53
수정 : 2012.04.08 20:53
KB, 이달 300만 이용자 돌파…우리·신한도 급증세
은행 “저비용 고효율”…4%대 고금리로 고객 공략
예금은행의 스마트폰 뱅킹(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은행 업무) 전용 상품에 쌈짓돈이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 뺨치는 4%대의 금리 덕분에 고객들이 ‘잠금해제’ 당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지난 5일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인 케이비스타뱅킹 이용 고객수가 국내 최초로 300만명을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2010년 4월27일 첫선을 보인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5월에 100만명을 넘어섰고, 다시 3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케이비금융그룹 전체 거래고객수가 2800만명가량인 것에 견주면 10% 수준이지만, 관련 상품의 성장세는 어떤 상품보다 가파르다. 올해만 놓고 봐도 스마트폰 뱅킹 수신 상품인 ‘케이비스마트폰예금’은 매월 11%가량 불어나고 있다고 은행 쪽은 밝혔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5일 기준으로 케이비국민은행 다음으로 많은 250만명가량의 스마트폰 뱅킹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5일 현재 252만명으로 전년 말(187만명)에 견줘 스마트폰 뱅킹 고객이 34.8%나 급증했다. 농협이나 하나은행에서도 스마트폰 뱅킹 고객수가 매월 10~20%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케이비국민은행과 신한, 우리, 하나은행과 농협 등 5개 시중 은행에 스마트폰 전용상품으로 들어온 예·적금의 규모는 지난해 말 1조원에서 올해 2월 말 1조7000억원, 3월 말 현재 1조9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에 견줘 70% 이상 늘어난 규모이다.
스마트폰 뱅킹의 고객이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게 언제 어디서나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스마트폰의 편리성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전용 예·적금의 금리가 최고 연 4.8%에 이를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창구에서 팔리는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3.5% 안팎인 것에 견줘 최고 40% 가까이 높은 이자를 받는 셈이다. 저축은행 금리를 주면서도 저축은행보다 안전한데다 금리가 높다는 입소문 덕에 고객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해당 은행들은 풀이한다. 대신 상품 가입은 창구가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누리집에서만 해야 한다.
우리은행 이용희 스마트금융부 차장은 “은행 직원이 상담하지 않고 통장이 필요없는 스마트폰 상품은 은행 입장에서 비용이 적게 발생한다”며 “여기에 새로운 발상의 상품으로 은행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마케팅적인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상품의 높은 금리는 각 은행권이 치열하게 고객을 유치하려는 마케팅 기법인 셈이다. 예금금리 인심 쓰기에 인색한 은행들이 스마트폰 상품에 밀려 ‘잠금해제’ 당하고 있는 셈이다.
케이비스마트폰예금의 금리는 최고 연 4.5%로, 이 은행의 창구상품으로 비교적 높은 금리의 ‘국민수퍼정기예금’(연 3.3%)보다 훨씬 높다. 우리은행의 우리스마트폰정기예금은 연 4.4%를 제공한다. 농협의 ‘채움사이버정기예금’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게임을 즐기면 최고 0.5%포인트의 금리우대 쿠폰을 주고 지인에게 상품을 추천하면 최고 0.25%포인트의 금리를 얹어 주는 등 최고 연 4.7%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두근두근커플정기예금’은 500만원 이상 넣고 은행이 마련한 전용 앱에서 ‘커플’로 인증받으면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연 4.4%의 금리를 준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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