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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7 18:33 수정 : 2005.08.07 18:34

금융권 단기수신액 변동추이

6개월미만 단기 수신액이 전체의 절반 넘어
예금 썰물·MMF 밀물…채권→주식 옮겨가
이번주 금통위 콜금리 결정 촉각

저금리 추세가 계속되면서 수익률을 좇아 단기로 투자되거나 금융회사에 대기중인 ‘휘발성 자금’이 크게 늘고 있다. 시중 자금이 은행의 장기 예·적금에서 단기 간접투자상품으로 옮겨가고,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너무 급격하게 이동하는 바람에 금융계가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휘발성 자금이 자산 거품을 초래하거나 채권값을 떨어뜨려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금리와 물가, 환율 등 여러 경제지표가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요동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오는 11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책금리(콜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휘발성 자금’ 눈덩이로 불어=한국금융연구원 박재하 선임연구위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금융시장 자금흐름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과 자산운용협회의 자료를 보면, 올해 6월말 현재 금융권의 만기 6개월 미만 단기수신액은 모두 421조3천억원으로 상반기에만 23조3천억원이 늘었지만 6개월 이상 장기수신액은 오히려 4조9천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로써 전체 수신액 가운데 단기수신액의 비중은 6월말 현재 51.2%로 장기수신액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예금은 올들어 6월까지 6조7천억원 증가하다 7월 한달 동안 무려 7조2천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투신사 등의 주식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등 간접투자상품에는 7월달에만 8조7천억원의 돈이 유입됐다. 수시 입출금식으로 단기운용되는 펀드상품인 엠엠에프에 들어온 돈만 보더라도, 올들어 지난해말 59조원(잔액기준) 정도였으나 올 6월 69조9천억까지 늘더니 7월달에만 10조원이 더 유입돼 80조6천억원으로 불었다. 펀드자금 가운데서도 채권형은 7월말 현재 90조원으로 지난해말 101조원에 비해 10조원 가량 줄었지만 주식형에는 지난해 말(17조2천억원)보다 3조9천억원 늘어나 21조원에 이르렀다.

이번주 금통위, 콜금리 인상여부에 촉각=시중 자금이 이렇게 단기화되는 것은 주로 지난해부터 계속되어 온 저금리 기조 탓이다. 저금리로 돈이 갈 곳을 잃으면서 대기성 단기상품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금리도 낮은데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에 나서면서 돈이 일시적인 ‘대기상태’에 들어가 투자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돈의 단기부동화는 채권시장의 불안으로 연결된다.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 채권매수세가 약화된데다 저금리가 너무 오래 지속됐다는 우려감 때문에 채권값이 급락(금리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연 3%대에서 움직이던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7월말부터 지난주 말까지 급등해 5일 현재 연 4.41%로 연중최고치 직전까지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오는 9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소식도 국내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되면 사상 처음으로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벌이지기 때문이다. 현재 두 나라 정책금리는 연 3.25%로 똑같다.


박재하 연구위원은 “저금리 지속에 따른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심화 ,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에 따른 장기성장기반 약화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중 경기회복 추이가 확인되면 콜금리를 조속히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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