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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1 18:25 수정 : 2005.08.12 14:05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콜금리를 연 3.25%로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한은, 조만간 올릴뜻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설비투자와 경기 심리지표들이 계속 부진하다’는 이유로 콜금리를 아홉달째 연 3.25%에 묶어두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박승 한은 총재는 이날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조만간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강하게 암시해 주목된다. 금리인상을 내비친 것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와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이 한은을 압박했던 점도 있지만,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점도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날 한은의 발표를 올해 안에 실행될 수 있는 금리 인상의 충격을 미리 줄이려는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아홉달째 금리동결, 그러나 ‘경기낙관론’ 커져= 금통위 직후 박승 한은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하반기에는 예상대로 소비·투자 등 내수증가가 수출둔화를 상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까지 콜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면서 ‘경기회복 지연’과 ‘체감경기 부진’을 끄집어 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박 총재는 “이번 (동결)결정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한 단계 높인 것”이라며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최근 국내경제동향’을 보면, 6월 중 소비재 판매는 증가폭이 전월 0.5%에서 3.8%로 크게 확대되고 7월 중 백화점·할인점 매출·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세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5월 중 전년동월 대비 7.7% 증가에서 6월 2.8% 감소로 돌아섰지만, 하반기에는 정보통신산업 수출이 늘어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우려됐던 수출도 7월에는 11.4%가 늘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하반기 경기회복
낙관론 무게실어
‘금리역전’ 도 부담

미국 연준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금리역전이 현실화한 것도 그동안 금통위의 지속되던 금리동결 추세에 부담을 줬다. 한은은 시장 장기금리 역전 가능성이 낮아 자본유출 등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미국이 이달 말까지 2~3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알려져 장기금리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왔다.

‘포스트 저금리시대’오나 = 시장에서는 그동안 한-미 정책금리 역전과 자금의 단기부동화,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 유지 탓에 채권금리가 연중 최고치까지 뛰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또 일부에서는 저금리에도 경기 회복이 뚜렷이 확인되지 않자 ‘저금리 무용론’이 제기되며 ‘금리 조기인상론’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한국정책금리와 미국FRB금리 추이
한국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이미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친 측면이 있다”며 “나중에 갑자기 금리를 올리기보단 서서히 조정 시그널(신호)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월례조회에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벌써부터 ‘포스트 저금리(저금리 이후)’시대에 대비한 영업방식을 찾을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총재도 “요즘 시장에서 저금리시대가 끝났다는 얘기는 맞다”고 말해 금리 구조에 변동이 생길 수 있음을 내비쳤다.


조영무 엘지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기회복세가 확인된다면 올 연말까지 금통위가 1~2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금통위 발표는 앞으로 예정된 금리 인상 때 충격을 줄이기 위한 ‘시그널’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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