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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콜금리를 연 3.25%로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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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조만간 올릴뜻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설비투자와 경기 심리지표들이 계속 부진하다’는 이유로 콜금리를 아홉달째 연 3.25%에 묶어두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박승 한은 총재는 이날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조만간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강하게 암시해 주목된다. 금리인상을 내비친 것은 그동안 저금리 기조와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이 한은을 압박했던 점도 있지만,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점도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날 한은의 발표를 올해 안에 실행될 수 있는 금리 인상의 충격을 미리 줄이려는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아홉달째 금리동결, 그러나 ‘경기낙관론’ 커져= 금통위 직후 박승 한은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하반기에는 예상대로 소비·투자 등 내수증가가 수출둔화를 상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까지 콜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면서 ‘경기회복 지연’과 ‘체감경기 부진’을 끄집어 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박 총재는 “이번 (동결)결정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한 단계 높인 것”이라며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최근 국내경제동향’을 보면, 6월 중 소비재 판매는 증가폭이 전월 0.5%에서 3.8%로 크게 확대되고 7월 중 백화점·할인점 매출·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세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5월 중 전년동월 대비 7.7% 증가에서 6월 2.8% 감소로 돌아섰지만, 하반기에는 정보통신산업 수출이 늘어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우려됐던 수출도 7월에는 11.4%가 늘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하반기 경기회복낙관론 무게실어
‘금리역전’ 도 부담 미국 연준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금리역전이 현실화한 것도 그동안 금통위의 지속되던 금리동결 추세에 부담을 줬다. 한은은 시장 장기금리 역전 가능성이 낮아 자본유출 등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미국이 이달 말까지 2~3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알려져 장기금리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왔다. ‘포스트 저금리시대’오나 = 시장에서는 그동안 한-미 정책금리 역전과 자금의 단기부동화,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 유지 탓에 채권금리가 연중 최고치까지 뛰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또 일부에서는 저금리에도 경기 회복이 뚜렷이 확인되지 않자 ‘저금리 무용론’이 제기되며 ‘금리 조기인상론’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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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책금리와 미국FRB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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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무 엘지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기회복세가 확인된다면 올 연말까지 금통위가 1~2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금통위 발표는 앞으로 예정된 금리 인상 때 충격을 줄이기 위한 ‘시그널’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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