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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대 총학생회가 주최한 ‘지역주민을 위한 스마트폰ㆍPC교실’ 수업의 한 장면. 서울시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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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의 사회공헌 활동
‘왼쪽 아래 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린다. 1~2분. 화면 왼쪽 아래에는 창문 모양의 동그란 버튼이 있다. 마우스를 움직여 화살표를 대고 한번 누른다.’ 한 노인이 주름진 손으로 열심히 적은 노트 속 메모다. 컴퓨터를 켜고, 바탕화면의 시작 버튼을 누르는 과정이다.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시립대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앞에 두고 열심히 강의를 듣는 장·노년층을 쉽게 볼 수 있다. 시립대에서는 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사회 중·장·노년층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매 학기 학생들이 스마트폰·피시 강의를 하는 ‘스마트교실’이 열린다. 시립대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했다. 총학생회는 임기가 1년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학생회가 바뀌어도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인기가 있고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한 덕분이다. 지난 학기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학생은 30명, 수강생은 50명이었다. 수강생 가운데 다수는 시립대가 위치한 동대문구 전농동 근처의 노인들이고, 나머지는 시립대의 청소·미화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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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봉사활동 중인 시립대 학생. 서울시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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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진행되는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 서울시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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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에게 정보화 교육
학교쪽선 나눔서포터즈 운영
졸업생들은 후원금 모아 쾌척 학생들의 자발적 사회공헌사업은 ‘스마트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뒤 시립대 밴드연합은 축제 대신 자선공연을 기획했다. 총학생회는 흔쾌히 이들을 후원했다. 밴드 동아리 및 소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120여명이 학교에서 공연을 하고, 공연을 본 학생들은 인당 4000원의 관람료를 냈다. 그렇게 모인 돈이 138만5000원. 이 돈은 지난 6월13일 서울 강서구의 지온보육원에 시립대 학생들의 이름으로 기부됐다. 학생들이 직접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역사회와 끈끈한 연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 2012년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시립대는 사회공헌활동에 힘을 쏟았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립대학인 만큼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시립대는 학교에 ‘사회공헌팀’을 신설하고, 학생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시립대에서 ‘사회봉사’ 과목을 신청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연결해주는 봉사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자유롭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이는 모두 학점으로 인정된다. 스마트교실에서도 자원봉사를 한 학생들은 봉사시간을 ‘사회봉사학점’으로 인정받았다. 사업에 드는 예산의 90%는 학교에서 보전해줬다. 시립대 사회공헌팀 황경민씨는 “다른 것도 아니고 사회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학생들인데 당연히 지원해줘야 한다”며 “가진 것을 나눌 줄 알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고, 장기적으로 학교 발전을 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립대는 학생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함은 물론 학교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사회에 기여한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 2학기부터 시행했던 ‘나눔서포터즈 봉사단’ 활동이다. 2012년 2학기부터 시행한 이 프로그램은 시립대와 서울의료원이 함께한다. 나눔서포터즈 봉사단은 서울의료원에서 환자 대상의 자선공연도 하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찾아가 책을 빌려주는 이동도서관도 운영한다. 봉사단 프로그램 시행 1년 만에 참여 학생이 44.1% 늘어날 정도로 학생들 참여가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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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휴먼라이브러리’에서 대출한 ‘사람책’ 시립대 도시공학과 김기호 교수를 읽는 사람들. 서울시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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