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0 18:10
수정 : 2006.04.04 13:48
한푼 두푼 늘리는 맞춤컨설팅
Q:30대 중반의 직장인입니다. ‘조기퇴직’, ‘사오정’이라는 말이 나에게는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만일 40대에 퇴직을 한다면 이제 10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아 벌써부터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퇴직을 하고 나면 아무래도 개인사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사업자금도 그렇고 이제 곧 아이 교육비가 들어가는 시기라 걱정부터 앞섭니다.
A:별다른 준비없이 맞게 되는 40대 퇴직은 대단히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가뜩이나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지는 시기인데 그나마 수입이 끊긴다면 가정이 파산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 이런 극단적인 위험은 이제 점점 일반화 되어 가고 있어 젊어서부터 가급적 빨리 재무전략을 세우고, 그 계획 아래 미래를 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상담을 신청한 김아무개(36·전자업체 과장)씨는 지금부터라도 주택비·아이 교육비·사업자금·수입의 불안정을 대체할 유동자산 마련 등에 나서는 게 좋다.
‘새는 돈’ 틀어막고, 펀드는 채권형에서 주식형으로= 김씨 부부는 현재 처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좀더 알뜰하게 생활한다면 지출을 훨씬 더 줄일수 있다. 그런데 우선 부부가 차를 각자 소유하고 있어 새는 돈이 많다. 차부터 한 대 줄이면 보험료·유지비 등 월 25만원정도의 여윳돈이 생기고, 700만원 정도의 중고차값도 얻을 수 있어 기회비용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
게다가 이 부부는 3년 뒤를 처가에서 독립하는 시점으로 잡고 있으므로, 이 기간동안 바짝 돈을 불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입에서 지출하고 남는 돈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에서 저축하고 남은 돈을 지출하는 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요즘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펀드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도 저축처럼 무턱대고 가입하고 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예금부터 펀드·보험까지 너무 많다보니 창구의 은행원도 상품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모르면서 판매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김씨의 경우에도, 최근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는 채권형 펀드와 해외 펀드에만 목돈 운영을 맡겨놓고 있다. 아마도 국내 주식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채권과 국외주식 쪽으로 상품구성을 하게 된 것 같은데, 최근에는 오히려 이 두가지 상품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반면 국내 주식에 투자한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단 채권형 펀드는 앞으로도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어 상황이 좋아지기 어려울 것을 예상된다. 따라서 빨리 환매를 한 뒤 상품을 갈아타는 것이 좋겠다. 국외주식형도 주로 연초부터 환율이 떨어진 일본펀드 상품을 가입하는 바람에 환차손을 보았다. 앞으로 환율이 오른다 하더라도 큰 폭은 아닐 것으로 보여 이를 굳이 유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
3년 뒤 처가에서 독립하고 10년 뒤에는 사업을 시작하려면 더욱 부지런히 목돈마련에 나서야 한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경쟁력 있으면서도 안전한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급통장은 현재 은행의 엠엠디에이(MMDA)통장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는 예치금액이 1억을 넘지 않으면 금리가 낮으므로 시엠에이(CMA)로 바꾸자.
채권형펀드 800만원과 해외펀드 700만원 등 총 1500만원은 3년 뒤 목돈 불리기를 목표로 다시 재배치를 한다. 펀드에는 시세차익과 배당차익 두가지를 고려해서 배당주 펀드를 500만원정도 가입하는게 좋겠다. 그리고 1000만원은 상호저축은행의 복리식 정기예금에 가입해서 다소 안정적으로 운영하자. 차 한대를 처분하고 생기는 700만원과 현재의 저축을 재조정하고 생기는 적립금 300만원을 합친 1000만원은 시중은행 중 확정금리 상품인 4.6%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에 가입하자.
단계별 재무설계 전략은?= 1단계로 3년 뒤 주택마련, 2단계로 10년 뒤 사업자금과 자녀 교육자금 마련, 3단계로 은퇴자금 마련을 목표로 정하고 저축과 투자를 시작하자.
일단 주택마련 비용은, 김씨가 살고싶은 지역(대구 칠곡)의 32평 아파트이므로 1억2천만~1억3천만원 정도(시가기준)면 된다. 이 지역의 특성상 아파트가격 변동이 심하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 3년 뒤 주택마련 목표금액을 1억3천만원으로 잡자. 일단 현재의 목돈을 3년간 운영한 3000만원(CMA 500만원 잔고 유지)과 현재 새마을금고 50만원 적금의 만기금 1900만원, 적립식펀드 가입을 통해 발생하는 4000여만원, 청약저축 370여만원을 합치면 9000만원 정도의 목돈이 발생한다. 부족한 부분(4천만원)은 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10년 뒤 사업자금과 자녀 교육자금 마련은 주택구입이 완료된 시점부터 7년 간의 목돈마련 계획을 통해 준비한다. ‘2억 모으기’를 목표로, 저축을 줄이지 말고 맞벌이를 유지하면서 실행해 나간다.
은퇴자금 마련은 지금부터 장기 상품을 활용해서 일부 해결하고, 2단계까지의 목표달성 후 다시 저축 및 투자의 재조정을 통해 이뤄나가면 된다.
대략 65살에 은퇴하고 20년 동안 매달 200만원씩 쓴다고 하면 20억원이 넘는 자산이 필요하다. 현재의 보장성 보험을 소멸성 정기보험으로 줄여 대체하고, 남은 돈을 변액보험에 투자해 연금을 최소 월 50~100만원 이상이 되도록 관리한다. 주택마련과 사업자금 마련 이후에도 은퇴자금을 위한 저축은 꾸준히 해나가는 게 좋겠다. 정리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도움말 주신 분 <한겨레 재무컨설팅 자문단> 심현목(사진·K-Rich 컨설턴트) 제윤경(애셋비 교육본부장) 조복행(동양종금증권 강남본부점 지점장) 정종인(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 콘체른센터 PB) 이종량(공인회계사·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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