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0.28 20:31
수정 : 2015.10.28 21:07
30일 시행 계좌이동제 대비
주거래 통장에 패키지 혜택 더해
경쟁 과열로 수익성 악영향 우려도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고객의 발길을 자신들의 점포로 돌리려는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통신사나 카드사 등에 연락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바꿀 수 있게 하는 계좌이동제는 30일부터 시행된다. 빨라진 은행권의 발걸음을 두고 단기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중은행들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주거래 통장에 각종 패키지 혜택을 결합해 금융 소비자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지난 7월 계좌이동제 대비 상품으로 ‘케이비국민원(ONE)통장’을 내놨는데 26일까지 32만5426계좌를 유치하면서 7018억원을 끌어모았다. 국민은행 쪽은 “케이비 카드 결제 실적이 있으면 수수료 혜택 등을 받을 수 있어 영업일 기준으로 18일 만에 가입고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며 “주거래통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장인 우대종합통장’을 포함할 경우에는 주거래통장 잔액이 6조5079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7월 기존 직장인 우대 통장과 통합한 ‘주거래 우대 통장’과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으로 구성된 주거래통장을 선보이며 26일까지 94만3139계좌에 2조7122억원을 유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8일에는 기존 주거래통장에 가족 혜택 서비스 등을 추가한 ‘주거래 온 패키지’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출시한 ‘우리웰리치주거래통장’ 계좌를 101만7643개 유치했다. 입출금식 통장과 신용카드 등으로 꾸려진 패키지 상품의 대표 격인 이 통장에는 26일까지 1조7302억원이 모였다. 케이이비(KEB)하나은행의 ‘행복노하우 통장’과 ‘행복노하우 주거래 우대 통장’은 26일 현재 142만7986계좌가 개설되며 2조2781억원이 쌓였다.
은행들의 경쟁이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각종 혜택을 내건 상품을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면서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계좌이동제 시행에 맞춰 정보통신 등 관련 인프라를 보완하는 초기 비용에, 신규계좌 유치를 위해 각종 수수료 인하와 금리 인하 등의 혜택을 내걸면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시 입출금 예금 잔액의 변동성이 늘면서 계좌이동제 도입 초기에는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비용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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