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5.10.29 10:00 수정 : 2015.10.29 10:07

은행 권유에 솔깃 출금계좌 바꿨다간 낭패볼수도…
주거래 은행서 우대금리 대출 받았을 땐 이동 안하는 게 유리
급여 및 카드 결제 계좌 제각각인 사회 초년생에겐 도움 기대

‘계좌 이동제’가 30일부터 시행된다. 각종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통신사나 카드사 등에 연락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쉽게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각종 혜택을 담은 특화 상품을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의 권유에 솔깃해서 출금계좌를 쉽게 바꿨다가는 되레 낭패를 볼 수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계좌이체 변경에 따른 득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기존에 주로 거래하는 은행에서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주거래 은행을 바꾸지 않는 편이 낫다. 시중은행들은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사용 실적, 예·적금 가입 여부 등을 근거로 금리 조건을 다르게 적용한다. 따라서 다른 은행으로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결제 계좌 등을 옮기면 기존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히 신용대출은 1년이나 짧게는 3개월 단위로 금리를 새로 적용하는데, 계좌 이동을 하면 이때 기존에 받아오던 혜택을 받지 못해 더 높은 이자를 낼 수도 있다”며 “기존 거래 은행에서 자신의 고객 등급을 확인한 뒤 조건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규 대출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들의 대출 상품 중에는 대출 시점에서의 거래 실적뿐 아니라 기존 거래 실적도 종합해 평가하는 상품이 있다. 이런 상품이라면 주거래 은행을 바꿨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만큼 금리 조건부터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각종 수수료 인하 등도 실질적으로는 별다른 혜택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지금도 은행들은 고객 등급별로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준다. 새로 내놓은 계좌이동제 특화 상품 서비스도 이와 비슷하다. 계좌를 옮기더라도 별 차이가 없거나, 새 거래 은행의 혜택이 기존 주거래 은행에 못 미쳐 혜택이 줄어들 수도 있다. 계좌 이동에 따른 수고만 들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은행원은 “타행 송금 수수료 면제나 유리한 환전 조건 등의 혜택을 내걸고 있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피부에 와닿을 정도의 차이는 없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여러 은행에 급여 이체와 카드 결제 등의 계좌가 뿔뿔이 흩어져 있거나, 아직 은행 거래가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들은 이번 기회에 은행별 혜택을 비교한 뒤 계좌이동제를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주거래 은행은 바꾸지 않고 은행들이 내놓는 새 상품의 각종 혜택만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표 참조)

실제 금융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계좌이동제 성패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영국 등과 달리 계좌 관리비용이나 상담 예약 관행 등이 없는 국내 금융 환경에서는 연간 800조원대로 추산되는 자동이체 시장에서 주거래 은행 이동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가 하면, 이동통신회사의 번호이동제와 달리 계좌 이동으로 인한 효과가 크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계좌 이동 활성화로 은행 산업이 재편되는 경우 또는 계좌 이동은 많지 않지만 고객 유치를 위해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우 등 다양한 전망이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신규 계좌 유치 경쟁 등으로 은행 수익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수수료 면제와 같은 단편적 유인책을 넘어 다양한 상품 개발 등 은행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