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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은행 지점 앞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홍보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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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주일’ 과열 치닫는 은행 마케팅
‘1인당 100개 이상 유치’ 할당에
자기 돈으로 계좌 만들어주고
일부선 지점 예산 동원하기도
불완전판매 의심 피하려 숫자 조작
금감원 “상황 모니터링하는 중”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유치를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깡통계좌’가 양산되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들에선 과도한 실적 압박에 내몰린 직원들이 자기 돈을 주면서까지 금융 소비자들에게 계좌를 만들도록 하고 있어 적지 않은 후유증이 우려된다.
20일 금융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아이에스에이가 출시된 14일 이후 주요 시중은행 창구 직원들은 ‘1만원짜리 계좌’ 만들기에 내몰리고 있다. 은행들은 아이에스에이에 담길 상품이 정해지기 전부터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이때 가입 의사를 밝힌 소비자 대부분이 은행원들의 권유를 거절하기 어려워 1만원 이하의 소액을 계좌에 넣기로 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아이에스에이 출시 전부터 직원들에게 많게는 100개 이상의 계좌를 유치하도록 할당량을 내려보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의 창구 직원은 “친구나 친척은 물론이고 창구를 찾는 이들에게 애걸하다시피 가입을 권유해 20여개 계좌를 만들었는데, 거의 대부분 1만원짜리고 1000원짜리와 10원짜리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직원이 근무하는 은행 점포에서는 가입 첫날 1만원 이상 돈을 넣은 사람은 5명이 채 안 됐다고 한다. 전체 유치 계좌 수는 100여개였다. 그나마도 불완전판매에 대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숫자를 조절했다고 한다. 그는 “첫날 가입자 수가 많으면 의심을 받을 수 있어 미리 가입 의사를 밝힌 이들 가운데 일부만 첫날 계좌를 만들고, 나머지는 여러 날로 분산했다. 이 수를 합하면 1만원짜리 계좌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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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예금·펀드·주가연계증권(ELS) 같은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로 14일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1년에 최대 2000만원씩 5년 동안 1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이때 발생한 순수익에 대해 200만원까지 15.4%의 이자·배당소득세를 면제해 준다. 지난해 또는 올해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근로자와 자영업자, 농어민이면 연봉 수준에 관계 없이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가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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