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퇴직연금제 도입후 시장 급성장 기대
국내 증시에서 간접 투자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20조원을 돌파했다. 26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지난 25일 기준 20조735억원으로 전날보다 830억원이 늘어나며 20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적립식 펀드 인기에 힘입어 간접 투자가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데다 앞으로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펀드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 적립식 열풍에 20조원 넘어 = 적립식 펀드 열풍에 힘입어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20조원을 넘어서며 2000년6월 펀드 유형을 재분류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적립식 펀드는 집계가 시작된 3월말 이래 6개월 만에 3조6천880억원이 늘어나 지난 9월 말에는 수탁고가 10조원을 돌파했다. 적립식 펀드 수탁고 증가액은 월별로 △4월 5천790억원 △5월 5천590억원 △6월 3천930억원 △7월 4천210억원 △8월 7천380억원으로 지난 3월말 이래 누적액은 3조6천880억원에 달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채권형 펀드 등에서 빠져나온 뭉칫돈까지 일부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수탁고 20조원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2조9천290억원), 미래에셋투신운용(2조170억원)이 4분의 1에 달하는 4조9천460억원을 확보하고 있고 기존 대형사인 한국투신운용(1조8천60억원), 삼성투신운용(1조3천690억원)이 뒤를 이었다. 5위는 배당형 펀드로 유명한 SEI에셋코리아(1조1천150억원)였고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1조730억원), KB자산운용(9천20억원) 등도 주식 운용 규모가 큰 편이었다. ◆ 주식 펀드 올들어 11조5천억원 증가 =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작년 말 8조5천516억원에서 약 10개월만에 11조5천219억원이 증가했다. 주식형 펀드 수탁고 월별 증가액은 1월 2천470억원에 불과했으나 적립식 펀드 열풍이 불면서 2월에는 9천510억원으로 급증했고 △3월 8천130억원 △4월 9천90억원 △5월 1조2천850억원으로 가파르게 올라갔다. 6월에는 지수가 1,000선을 회복, 고점 논란이 일면서 증가액이 3천20억원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지수가 상승세를 계속하면서 자금 유입이 계속돼 △7월 6천350억원 △8월 1조3천610억원 △9월 2조1천990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추석 무렵부터 자금이 유입세가 강화됐고 이달들어서는 무려 2조8천198억원이 증가했다. 이 같은 자금유입으로 주식형 펀드는 증권시장 수급요인의 견조한 한 축을 담당, 외국인들의 대대적인 매도세에도 시장의 하락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 주식 펀드 얼마나 커질까 = 업계에서는 수탁고 20조원 돌파는 출발이나 다름없으며 앞으로 퇴직연금 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제로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적립식 펀드 비중이 큰데다 장기 투자가 많아서 장이 빠진다 해도 옛날처럼 한꺼번에 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대형주에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로만 돈이 몰렸지만 이제는 중소형주 펀드, 배당형 펀드 등 다양한 성격의 펀드로 분산되고 있어서 주가가 하락해도 충격이 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한 대형운용사 관계자는 "적립식 펀드의 힘으로 펀드 수탁고 증가세가 탄탄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퇴직연금이 맞물리면서 펀드 시장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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