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7 19:32
수정 : 2005.10.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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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기 국고채 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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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22개월만에 최고치, 미 추가 인상 전망등 영향
채권시장 썰물 수급 불안, “더 오를 것” “이미 고점” 갈려
시장 실세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27일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개장 초부터 연 5%를 돌파하면서 급등세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 채권 매도세가 누그러지면서 금리가 하락세로 잠시 돌아서는 듯했으나, 마감 직전 다시 가파르게 치솟아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5.01%로 장을 마쳤다. 1년10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5년 만기 국고채도 연 5.25%로 전날보다 0.06%포인트 올랐고,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시디)는 연 3.9%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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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기대감이 상승 원인=지표금리가 연 5%를 넘어선 것은 2003년 12월4일의 5.06% 이후 처음이다. 시장 금리는 정부의 저금리 정책으로 콜금리가 하락하면서 지난해말 3%대까지 내려앉았으나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지자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9월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한 직후부터는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해, 전날인 26일에도 지표금리가 장중 한때 5%를 넘어서는 등 불안한 급등세를 이어왔다.
이날 금리가 치솟은 것은 미국 시장의 영향이 컸다. 미국 새 연준 의장 내정자인 벤 버냉키가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분석되자, 전날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7개월 만의 최고치인 4.6%까지 올랐다. 이런 미국 시장 분위기가 국내 시장에 그대로 영향을 끼쳐, 채권시장이 개장되자마자 매도세가 강하게 일면서 지표금리가 연 5%를 훌쩍 넘어섰다. 장중 한때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파산설이 나오면서 국채선물 가격이 상승하며 금리가 하락하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니라는 소식이 전해진데다 경기 펀더멘털이 금리를 밀어올릴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하면서 결국 급등세로 돌아선 채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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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른다”-“고점이다”=지표금리가 연 5%를 넘어서자, 시장에서는 과도하게 오른 금리가 곧 하락할 것이란 주장과 연말까지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박형로 국민은행 증권운용팀 과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국내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데다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과도하게 빠져나가 채권시장 자금 수급이 불안한 상태”라며 “올해 안에 이런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없어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채권시장의 주요 자금원인 투신사 채권형 펀드는 올해 초 75조원에서 최근 50조원대로 20조원 정도가 빠져나갔다.
그러나 현재 금리가 고점에 이르러 앞으로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재홍 대한투자신탁증권 채권운용팀장은 “현재 금리는 한은이 콜금리를 두차례 더 올릴 것을 이미 반영한 수준”이라며 “콜금리와 국고채 금리간 격차가 100bp(1%포인트) 정도가 적절하다고 볼 때 현재 5% 수준은 이를 이미 충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중재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과도하게 오른 금리가 내년에는 오히려 4% 중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현재 채권형펀드에서 환매가 나타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은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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