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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집만 바라보고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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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투자칼럼
얼마 전 한 일간신문에서 세계의 고민거리인 ‘노(老)테크’에 대해 몇몇 나라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미국·일본·싱가포르와 우리나라 국민들 약 1600여명에게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가’라고 물어보자 미국은 81%, 싱가포르는 95%, 한국사람은 60%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일본 국민들은 우리보다 적은 55% 가량이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리 국민 10명 중에 6명만이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 반면, 4명은 이렇다 할 준비가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가장 비중이 큰 보유자산을 묻는 질문에, 한국사람들은 역시 부동산이 무려 84%를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부동산 35%, 직·간접 투자상품 39.7%로 운용이 되고 있었고, 일본 역시 부동산 35.7%, 은행예금 43.7%, 투자상품 16%였다. 싱가포르도 부동산 45.8%와 투자상품 25.7%, 기타 27.5%로 운용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부동산 쪽에 편중해서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역시 어릴 때부터의 내집 마련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정교육과 함께 ‘그래도 집은 남는다’라는 국민적인 의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정년퇴직을 하고 사망할 때까지의 약 25년에서 30년(점점 이 기간은 길어질 것이다)동안 생활하는데 필요한 생활비가, 중산층 수준으로 생활한다고 했을 때 4억7천만원 가량 필요하다는 통계가 있었다. 조금은 인간답게 살아간다면 7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데 과연 지금처럼 부동산 중심의 자산관리와 운용에 치중하다 보면 어떻게 노후를 살아갈 지 걱정이 앞선다. 가뜩이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고 총인구 중에 65살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서 20% 이상인 ‘후기 고령사회’ 혹은 ‘초고령 사회’까지 가는 기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다고 하는데,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돈을 운용하고 관리해야 할 지 방향을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집이나 자동차는 대형에서 소형으로 규모를 줄여가는 경우가 거의 힘들다고들 말한다. 이용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서 그런 것인지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규모의 축소가 어렵다는 사실은 앞으로 우리의 노후를 대비하는데 꼭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무턱대고 넓은 평수로만 집을 구하는 요즘의 경향을 보면, 과연 저 사람들이 노후에도 그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이어 갈 수 있는 유동자산(현금)을 갖고 있는지, 금융상품 등에 적절한 재테크를 실천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노후대책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동산에 과다하게 치우친 자산’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미국 7.7%, 일본 5.7%, 싱가포르 4.6%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11%가 그렇다고 대답해 다른 나라보다는 높았지만, 부동산에 치우쳐서 자산을 운용하는 점에 대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서기수/모네타 수석연구원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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