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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31 18:42 수정 : 2005.10.31 18:42

원-엔 환율 추이

원-엔환율 7년만에 900선 붕괴 달러대비 엔 액세·원 강세 따라

수출 경쟁력 악영향 우려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7년2개월만에 100엔당 900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원-엔 환율 하락이 계속될 경우, 국산제품의 수출경쟁력 하락이 예상된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이 지난주 말 종가에 비해 100엔당 4.16원 하락한 899.36원으로 마감됐다. 원-엔환율이 9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998년 8월24일의 899.02원 이후 처음이다.

달러에 대한 원화의 상대적 강세=원-엔 환율은 지난 2003년말 100엔당 1119원대를 기록하며 ‘100엔=1000원대’를 지켜왔으나 이후 계속 하락해 올해 1월26일 995.75원으로 1000원대가 깨졌다. 원-엔 환율은 올들어서도 소폭의 등락을 보이긴 했지만 꾸준히 하락해 8월말 100엔당 932.72원, 9월 말 921.08원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원-엔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과 달러/엔 환율에 의해 결정된다.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에 따라 달러/엔 환율은 계속 상승해왔으나, 달러/원 환율이 달러/엔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결과적으로 원-엔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31일에도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15.65엔으로 전날대비 0.34엔이 올랐지만, 달러/원 환율은 달러당 1040.20원으로 2.10원 하락했다.

한국은행 외환시장팀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 분위기로 달러화 강세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달러화에 대해 엔화는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원화는 시장에서 물량부담으로 이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엔화에 대해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부장도 “원-엔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물 요인이 가장 크다”면서 “국외에서는 달러 강세가 대세이나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수출업체들이 환율이 오를 때마다 달러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상칠 국민은행 외화자금팀 딜러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가 깨졌지만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점진적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겠지만 중기적으로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원-엔 환율 하락이 당장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수출품의 일본과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엔 환율이 1% 하락하면 전체 수출이 0.3~0.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에서 원-엔 환율은 달러/원 환율보다 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기적으로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관련제품 등의 수출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세환 무역연구소 연구원은 “우리 수출주력제품과 일본 제품간 경합도가 많이 떨어져 원-엔 환율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편으로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품의 단가하락에 힘입어 일본제품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비용절감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최희남 재정경제부 외화자금과장은 “원-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볼 때 지금까지는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이런 하락세가 장기화하면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성재 박순빈 박현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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