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2.15 17:46 수정 : 2016.12.16 00:28

일단 12월 기준금리 1.25%로 동결
경기 끌어올리려면 내려야 하고
자본 유출 줄이려면 올려야 하고

시장금리 상승속 가계빚 큰 부담
가계빚 1300조원대…이자부담 눈덩이
“기준금리 외 다른 완화방안 강구를”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내년도 경기 하강 우려가 짙어지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유인이 커졌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경기 호조세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시장금리 추세와 1300조원대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15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6월 0.25%포인트를 내린 뒤 반년째 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셈이다. 금통위에 이목이 쏠렸던 것은 이날 새벽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준은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차례 인상할 것을 시사했다. 이는 기존 시장의 예상(두차례)보다 속도가 빠른 것이다. 이럴 경우 한은은 추가 금리 인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년에 세차례 금리인상이 실행되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지고, 한국 등 신흥국 자본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갈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연구기관 등에서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대 초중반까지 떨어질 우려를 제기하면서 우리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성을 거론하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 전망을 2.7%에서 2.4%로 낮췄고 다른 민간·국책 연구기관도 2%대 초중반으로 잡고 있다. 한은도 지난 10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지만, 1월에 이를 낮출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 성장의 상방 요인보다 하방 위험이 더 커 보인다”며 “10월 이후 하방 위험은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를 둘 다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11월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월말 대비 8조8000억원 늘어난 704조6000억원으로, 올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부채 증가는 원래 기준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로는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탓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도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시장금리 급등은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이자상환 부담도 커진다. 저소득층과 저신용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 차주는 이자상환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가 취약층의 대출연체 부담 완화 대책을 세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은은 현재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을 다지는 데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한국도 정치적 불확실성을 겪고 있지만, 미국도 내년 초에야 트럼프 신행정부의 정책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내년 초에 진행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과 함께 내년 4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행보도 지켜봐야 한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은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로 대외 요인에 무게를 두고 하반기에야 성장률 등 국내 요인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당국이 당장 금리 카드를 쓰기 여의치 않다면 금융안정을 위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이미 금융시장에서 실질금리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채권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개입해 이자율 상승을 막아야 한다. 연체가 번지기 시작하면 화약고가 될 수 있다. 반면 수출 등을 고려해 외환시장에는 개입하지 않고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의 평가 절하는 용인해야 한다. 정책당국이 애매하게 말할 때가 아니라 명확한 방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