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16 11:51
수정 : 2017.03.16 21:19
원-달러 환율 11.6원 내린 1132원
‘점진적 인상’ 기조에 급상승 안할듯
달러약세 중장기 지속될지는 미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점진적 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달러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 다만 앞으로 트럼프 정부의 정책 구체화에 따라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며 달러 가치가 상승할 여지는 남아 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6원(1.01%) 하락한 113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개장 직후 1130원선 밑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4일(현지시각) 101.57에서 15일 100.58로 1% 가까이 하락했다.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하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의 뚜렷한 상향도 나타나지 않은 데다 경제 전망에도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당분간 달러 가치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4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 등 관찰대상국의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취임 전후 강한 구두 개입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 기조도 달러 약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다만 달러 약세가 중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번 회의 결과에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은 반영되지 않았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 결정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경제가 단순히 우리가 예상한대로 진전됐기 때문에 내려졌다”며 “회의에서 향후 (트럼프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이 구체화 돼 물가 상승을 포함해 경기가 과열될 가능성이 제기되면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줄줄이 남아 있는 유럽의 선거 일정도 유럽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해 유로화 가치를 달러보다 상대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통화 가치가 궁극적으로는 그 나라의 경제 기초체력을 반영하는 것인 만큼,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기가 다른 나라보다 좋다는 점, 그리고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달러의 강세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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