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16 18:28
수정 : 2005.11.16 18:28
하나은 단독후보 판세 흔들
‘시너지’ 기대속 내부 우려도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16일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가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강 행장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쟁 환경에 중요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요즘,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행장의 이런 발언은 “주택·국민 합병 뒤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던 그동안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어서, 국민은행이 내년께 본격화될 외환은행 인수전에 사실상 뛰어들 의지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최근 에이치에스비시(HSBC)와 한국씨티은행이 “인수 의향이 없다”고 밝히고 우리·신한금융지주가 엘지카드 인수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국외 자본을 끌어들여 인수전에 나서겠다고 밝힌 하나은행만이 단독 후보군으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외환은행 인수·합병 일정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자산 190조원의 국내 최대 규모인데다, 자금력에서도 하나은행을 앞지르고 있다. 강 행장은 이날 “(외환 인수전에서)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다”고 말해 인수전에 참가할 경우 하나은행보다 유리한 지점에 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소비자금융에 치우친 국민은행이 외환을 인수할 경우 기업금융·외환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전 참가 가능성은 예상보다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택과 통합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른 인수·합병은 무리라는 우려도 은행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이 외환을 인수할 경우 자산 규모 270조원대의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 국민은행의 지분은 85.7%가 외국계이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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