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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1 19:17 수정 : 2005.11.21 20:38

시중은행 사회공헌 프로그램 및 지출금액

올해 수천억~수조원대 순익 예상 사회공헌 지출비용은 1%도 안돼 전담부서 ‘전무’ 자발적 모금 의존 “공공성·사회적 책임 적극 나설때”

시중은행들이 올들어 사상최대 순익을 내면서도 사회공헌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 수천억~2조원의 순익을 예상하고 있지만 사회공헌에 투자한 돈은 순익의 1%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과 비교하면 금액면에서도 미미할 뿐 아니라, 전담부서나 제대로 된 프로그램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국내 은행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자금지원(세금) 덕에 회생한 만큼 이제는 사회공헌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순익 ‘코끼리’, 사회공헌 지출 ‘비스킷’=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국민은행과 사회연대은행이 의미있는 기부금 전달식을 열었다. 제도 금융권의 선도은행격인 국민은행이, 금융소외자들을 위해 무담보소액금융(마이크로크레딧) 활동을 펼쳐온 사회연대은행에 운영자금 5억원을 쾌척하는 행사였다. 사회연대은행은 제도권 금융회사한테 ‘처음으로’ 지원받은 5억원에 대해 “파격적”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최근 사회공헌에 조금씩 관심을 키워가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공헌에 대한 지출은 순익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며, 형태도 주로 직원들의 자발적 봉사활동에 의존하는 초보적인 수준이다.

9월말 현재 1조8천억원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국민은행이 올해 지출했거나 지출 예정인 사회공헌 기금은 57억원으로 순익의 0.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9월말 현재 1조2천억원 정도의 순익을 거둔 우리은행과 외환은행도 사회공헌 투자금액은 43억5천만원과 75억원정도로 순익의 0.5% 안팎에 불과하다. 7천억원 가량의 흑자를 낸 하나은행도 각종 기금에 24억원을 지출했을 뿐이며,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신한은행은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사회공헌에 대한 지출뿐 아니라 활동내용 역시 초보적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은행안에 1~2명의 사회공헌 담당자를 두고 있을 뿐 전담부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또 사회공헌과 관련된 지침이나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은 채, 불우이웃돕기·재난구호기금 등 일회성 성금 기부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직원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나 직원·고객의 모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회성’ 기부 대부분…사회적 책임 목소리 높아져= 국민은행 전략기획팀 이홍교 차장은 “국내 은행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사회공헌을 은행의 경영전략과 맞물려 접목시키려는 관점이 미흡해 이를 전략화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권의 사회공헌은 ‘지역사회공헌’ ‘지역금융교육’ 등 고정화된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외국 금융회사의 사회공헌활동과 뚜렷이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중심으로 효율적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기업 사회공헌지표’ 개발에 나선 상태다.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매뉴얼화해 활용하는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계 은행과 비교할 때 국내 은행들은 걸음마 상태에 머물고 있다”며 “은행들이 여전히 사회공헌활동을 비용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홍관 사회연대은행 사무국장도 “은행들이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사회적 책임에는 무관심한 측면이 있었다”며 “금융소외자가 미래의 고객이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공헌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혁 전 은행연합회장도 최근 퇴임하면서 “은행들이 이제는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은행들이 구조조정을 거치느라 사회공헌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는 사회공헌에 얼마를 지출할지, 어떤 방식으로 공헌할지 등 은행 스스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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