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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3 19:09 수정 : 2005.11.23 19:09

주요 은행 사고예방 힘쏟아 내부고발·옴부즈만등 가동

조흥은행 마포지점에 근무하는 김아무개 계장은 지난주 갑작스레 지점장으로부터 “하루 동안 휴가를 다녀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창구에서 원화 및 외화 출납 업무를 담당해 온 김 계장은 바짝 긴장했지만, 지점장의 지시가 이 은행이 지난 14일부터 시행하는 ‘불시 명령휴가제도’에 따른 것이란 설명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금융사고로 곤욕을 치른 조흥은행에서는 거액의 현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수표 등을 다루는 직원에게 불시에 1~3일 간 휴가를 주고 그동안 다른 직원이 업무내용을 점검하게 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최근 은행원들의 거액 금융사고가 빈번해지고 감독당국도 강력한 문책을 하면서, 각 시중은행이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직원 윤리의식 교육은 물론, 내부 고발·신고를 적극 활성화하거나 감시원을 크게 늘려 영업점을 방문·점검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사고예방 방안을 짜내고 있다.

올해 두차례 시디(CD)사고를 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강도 문책을 받은 조흥은행의 경우, 불시 명령휴가제 외에도 동료직원이나 본인이 금융사고 내용을 신고하도록 하는 ‘내부고발 및 자진신고제’를 이달 초 실시했다. 금융사고의 특성상 가까이서 근무하는 동료가 이를 신고하도록 하면 예방 효과가 크다는 데 착안한 제도로, 내부 고발자는 비밀 보장은 물론 상금까지 준다.

외환은행도 이달 초부터 외부 인사를 옴부즈만으로 위촉해, 직원이 다른 임직원의 위법·부당 행위를 고발하도록 하는 ‘케이비 신문고’제도를 운영 중이다. 올해 역시 거액의 시디사고를 낸 국민은행은 내년까지 퇴직 은행원을 포함한 내부통제 인력 500명을 새로 뽑아 사고 예방을 위해 투입할 계획이다. 또 영업점에서 직원이 일정시간 자리를 비우는 동안 다른 직원이 전산조작을 하지 못하도록 자동잠금장치를 설치하는 등 사고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하나은행은 준법감시 담당자를 배치해 수시 점검활동을 펼치고 있고, 기업은행은 지난 9월 초부터 총 25명으로 구성된 ‘상시 기동점검반’을 신설해 사고에 취약한 영업점을 불시에 방문해 점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내부고발제도 등 최근 여러가지 사고예방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은행원들도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강화된 사고예방 제도에 은행원으로서 비애감을 느끼지만, 잇따른 불미스런 사고 탓에 이를 감수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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