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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로 눈사람 불리듯 종잣돈 모아야 탄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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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투자칼럼
첫눈을 기다리며, 어릴적 눈사람 만들기를 떠올려 본다. 들에 눈이 쌓인 아침이면 친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을 뭉쳐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도 만들었다. 이상한 것은 같은 눈밭에서 눈을 굴려도, 어떤 친구의 눈사람은 항상 크고 튼튼한데 내 것은 모양도 엉망이고 크기도 시원치 않았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 시절 흔하디 흔했던 연탄재가 답이었다. 집에서 나올 때 연탄재를 준비한 친구들은 시작부터 달랐다. 내가 열 번을 굴려도 못 만들었던 크기의 눈덩이를 친구들은 두어번만 굴려서 만들었으니까. 그 친구들은 재테크를 했던 것이다. 튼튼한 재무기반(연탄재)을 가지고 눈을 굴리니, 아무 생각없이 눈을 굴렸던 나보다 훨씬 나을 수 밖에. 서민 가정의 재무관리는 혹독한 겨울 바람 속에서 눈사람을 만드는 것과 같다. 금융상품들은 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져 나오며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눈사람은 만들다 잘못하면 다시 만들어도 되지만, 개인의 재무관리는 한 번 잘못 가면 참 어려워 진다. 그런데도 이 중요한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간혹 저축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면, ‘해서 뭐하냐, 이자도 얼마 안되는데’라고 푸념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종자돈이 완성되지 않은 사람들은 저축을 많이 해야 한다. 종자돈의 개념도 잘 모르면서 무조건 낮은 은행 이율만 탓해서는 안된다. 저축이 훌륭한 재테크 수단은 아니지만, 종자돈을 완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저축이다. 저축을 할 때 이율과 세금 등을 따져보는 건 기본이다. “어느날 재무제표를 보니 갑자기 1억원이 생겼다”는 한 파산기업 법정관리인의 말이 생각난다. 그 돈의 출처를 따져봤더니 보통예금통장으로 관리하던 회삿돈 130억원의 이자였다고 한다. 만약 제대로 된 기업이었다면, 그 돈을 펀드나 실적배당금융상품 등으로 관리했을 것이다. 그러면 3억원 정도 이자가 생겼을 것이다. 주인이 없는 기업이다보니, 아무도 그 돈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았던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아무 생각없이 급여통장을 보통예금 통장으로 관리하면 1년에 500원 정도밖에 이자가 붙지 않는다. 그러나 종금사 실적배당상품 등으로 통장으로 관리하면,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1년에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 이자가 붙는다. 이런 작은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축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 월급을 하찮게 보지 말아야 한다. 당장 월급이 없어지면 저축도 할 수 없다. 나의 능력으로 돈을 벌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다.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새는 돈을 줄여 지출을 관리하고 저축을 해서 종자돈(연탄재)을 마련하는 것이 재무설계에서 최고의 방법이다. 이준호/포도에셋 강남지점장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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