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09 19:52
수정 : 2018.05.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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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 전국 임대아파트 재산종합보험 입찰과 관련해 6개 손해보험사를상대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대리점 업자와 KB손보 직원 사이 억대 금품거래가 확인됐다. 비리·짬짜미 의혹이 일었던 입찰 과정의 진상이 규명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LH공사 임대아파트 풍경. LH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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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대리점 업자한테 송금받아
해당 직원 “빌린 돈” 차용증 제시
금감원 “리베이트라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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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 전국 임대아파트 재산종합보험 입찰과 관련해 6개 손해보험사를상대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대리점 업자와 KB손보 직원 사이 억대 금품거래가 확인됐다. 비리·짬짜미 의혹이 일었던 입찰 과정의 진상이 규명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LH공사 임대아파트 풍경. LH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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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전국 임대아파트의 재산종합보험 입찰 과정을 금융당국이 살펴보는 과정에서, 해당 보험사 직원과 보험대리점 업자 사이 억대 금품거래가 포착됐다.
9일 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초~중순께 엘에이치 재산종합보험 입찰과 관련해 KB손보·롯데손보·DB손보·현대해상·MG손보·메리즈화재 등 6개 손보사를 대상으로 일반보험 계약 관련 집중검사에 착수했는데, 현장검사 과정에서 입찰 주관사인 KB손보 입찰 담당 직원이 보험대리점 업자로부터 1억5천만원가량을 송금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해 말 이들 6개 보험사는 엘에이치의 임대주택 재산종합보험 계약을 153억9천만원에 낙찰받았는데, 예년 30~40%대였던 낙찰가율(설계금액 대비 낙찰가 비율)이 93%로 뛰고, 설계금액의 99%를 써내고 입찰에서 탈락한 삼성화재가 6개사로부터 재보험 물량을 넘겨받은 사실이 드러나
짬짜미 의혹이 불거졌다. 발주처인 엘에이치가 올해 설계금액을 크게 높인 데다 보험대리점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조건을 바꿔주기도 해
발주처~보험사들을 아우르는 배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3월 이런 짬짜미·배후 의혹을 다룬 <한겨레> 보도 뒤 이뤄진 금감원 현장검사에서 석연찮은 돈거래가 확인되자, 돈거래 성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직원은 금감원 조사에서 빌린 돈이라며 차용증을 제시하고, 또 ‘부정한 거래라면 본인 명의 통장으로 돈이 오갔겠느냐’며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쪽은 “보험업법에서 금지하는 (보험사가 보험 수주를 대가로 지급하는) 리베이트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거래의 성격에 대한 최종 판단은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직원은 금감원 검사에서 문제가 불거진 뒤 송금받았던 금액만큼을 다시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KB손보는 “금융당국 검사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고 해명을 거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엘에이치 물량을 놓고 해마다 경쟁했는데, 올해는 보험대리점 업자 조율 아래 6개사가 공동입찰에 들어갔고, 예년보다 다섯배가량 높은 금액으로 낙찰받아 뭔가 (내막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비리나 유착이 아니고서는 설명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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