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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05 17:49 수정 : 2005.12.05 18:36

가족 미래 걸고 주식 올인? 짝사랑보다 냉정한 관찰을

생생 투자칼럼

초·중학교 아이들을 둔 집이라면 피할 수 없는 전쟁이 있다. ‘컴퓨터 전쟁’이다. 컴퓨터를 아이들 방에서 엄마 아빠 방으로 옮겨보고, 컴퓨터를 사용 못하도록 아예 마우스를 치워놓지만 아이들은 숨겨둔 마우스를 꺼내 들고 클릭을 해댄다. 아들 녀석은 온라인게임에 푹 빠져서 헤어나질 못하고, 딸내미는 커뮤니티에서 채팅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그렇다고 컴퓨터를 없앨 수 있겠는가?

텔레비전은 없어도 컴퓨터와 인터넷 없으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컴퓨터의 부작용을 줄이고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연구하지 않을 수 없다. 비슷한 것이 바로 주식이다.

2년 전쯤 외국에서 일본의 젊은이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어서 일본주식시장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일본 젊은이들은 주식시장에 관심이 없었다. 아예 주식시장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이 놀라웠다. 하기야 1989년에 4만포인트에서 상투를 찍고 15년 동안 마냥 하락만 거쳤으니 주식시장은 가까이 하면 안 되는 그야말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우범지대 쯤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던 일본시장도 당시의 7500선에서 지금은 1만5천선으로 2배까지 껑충 뛰었다. 1% 남짓한 일본의 이자수준에 비하면 수익율이 50배가 된 것이다. 정말로 길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아시아의 주식시장을 보는 듯하다. 한국증시는 이제 1300선을 넘고 있다. 89년에 1000포인트 선에서 상투를 친 이후 여러 차례 ‘마의 1000선’ 돌파에 번번히 실패했는데 이제는 누구도 다시 1000선 밑을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미 탄력을 받고 있는 적립식주식펀드로 자금이동은 가계 자산운용의 근본적 구조를 바꿔가는 단초가 되고 있다. 지금은 가계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의 비중이 10%에도 못 미치지만 점차 높아져서 미국처럼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말 컴퓨터·인터넷처럼 주식도 이젠 위험하지만 멀리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위험하다고 마냥 피하기만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위험을 줄이면서 이득을 취하는 방안은 없을까 고민해야 할 때다.

잘 생각해보면, 컴퓨터가 위험한 것이라기보다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자세가 위험한 것이다. 주식도 그 자체로는 한 가정을 재정파탄으로 몰고 가는 원흉이 되지 못하고, 정작 위험한 것은 주식을 하는 자의 공명심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하게 되면 이것으로 팔자를 고쳐 볼 과욕을 갖는다든지, 주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공명심을 갖게 된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주식에 자존심을 걸고, 주식을 짝사랑하게 되고, 결국은 감정적인 싸움에 빠져든다. 예금이자보다 좀더 나은 자산 증식수단을 찾고자 했던 당초의 평정심을 잃고 가족의 미래를 몽땅 ‘올인’하는 노름에 빠져들게 된다.

이런 위험을 피하려면 투자자가 경기장에서 선수가 아닌 관전자가 될 필요가 있다. 장기판이나 고스톱판에서도 훈수자의 입장에서 보면 훨씬 더 길과 패가 잘 보이고, 게이머들이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마에서 말과 기수를 잘 분석하고 이들의 승패를 점치고 베팅하는 것은 실제로 경마선수가 되는 것 이상으로 감칠맛이 있는 것이다.


조성민 대표/포도에셋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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