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07 18:38
수정 : 2005.12.07 18:41
상반기 계좌수 2800개 ↑
총 6만6000개 집계
은행 고금리 PB 힘쏟은 탓
한국 부유층, 저축도 씀씀이도 ‘마이웨이’
5억원을 초과하는 이른바 은행의 ‘거액예금 계좌’가 올들어 6월까지 금액으로 6조7천억원, 계좌수로 2800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거액계좌가 늘어난 것은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예금 등을 통해 올들어 ‘부자 마케팅’에 적극 나선 탓도 있지만, 경제성장에 따른 자산증대 효과가 주로 부유층으로 쏠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간한 ‘조사통계월보’를 보면, 올해 6월 말 현재 5억원이 넘는 저축성예금은 총 6만6000개, 금액으로는 179조2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계좌수로 2800개(4.4%), 금액으로 6조7040억원(3.9%) 늘어난 것이다.
거액계좌 가운데 절반 정도(55%, 3만6339개)는 예치금액이 5억~10억원이었고, 50억원을 넘는 ‘초거액 계좌’도 8.8%(5787개)에 달했다. 올해 6월 말 현재 전체 저축성예금의 계좌수는 1억3828만개이며 계좌당 평균 금액은 335만원이다.
5억원 초과 거액계좌는 2003년 말 6만7500개(173조8780억원), 2004년 6월 말 6만6000개(179조9990억원), 2004년 말 6만3200개(172조5920억원)로 감소하는 추세였다가 올해 다시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올해 거액계좌가 늘어난 것은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예금과 엠엠디에이(MMDA)로 거액 자산가와 기업 단기운용자금 유치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들이 부유층을 상대로 한 프라이빗뱅킹(PB)에 주력하면서 거액 자산가들의 돈을 대거 끌어모은 결과다.
유용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미 2003년부터 국내 은행 전체수신에서 5천만원 이상 계좌의 수신규모가 5천만원 미만 계좌의 수신규모를 상회하기 시작했다”며 “자산가격 상승의 수혜가 주로 고액자산가들에게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은행들도 부유층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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