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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08 19:08 수정 : 2005.12.08 19:08

8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콜금리를 두달 만에 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연합뉴스

한은 “경기 회복세 뚜렷”…물가 미리 제어 2006년 상반기 더 오를 가능성…채권금리 급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두달 만에 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박승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연 설명회에서 “현재 민간소비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수출도 높은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내년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5%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콜금리 운용목표를 연 3.75%로 전달보다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해 콜금리가 두번 인상된 것은 2000년(2월, 10월) 이후 처음이다.

두달 만에 또 인상, 배경은?=금통위가 지난 10월에 이어 콜금리를 또 인상한 것은 최근 우리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낸 자료에서 “실물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경상수지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제시했고, 박 총재는 “현재 우리 경제수준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금통위 이틀 전 내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진 5%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금리인상은 내년 본격적인 경기회복세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중국산 저가제품과 농산물값·환율 안정으로 올해 2.7% 수준에 머물지만, 내년에는 3.0%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콜금리 인상에 부정적이던 재경부도 이날 금통위의 콜금리 인상과 관련해 “경기회복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다시 들썩이는 부동산값 등 자산가격 상승도 금리인상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부동산값 불안이나 주가상승 밑바닥에 지나치게 많은 유동성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인 정책금리 인상 움직임도 올해 두차례의 금리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준경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상은 내년 인플레(물가상승) 압력과 함께, 미국 정책금리의 계속된 인상도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콜금리와 미국 FRB 정책금리 추이
시중 금리는 되레 하락=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12월에 콜금리를 올릴지 내년 1월로 인상을 넘길지를 두고 논란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인상이라는 방향은 이미 굳어졌지만, 시기를 놓고 저울질했다는 얘기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은이 그동안 여러 경제지표 발표와 내년 경기전망을 통해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왔다”며 “이달 콜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면 시장은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인상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급등세를 보이다 오후에 다시 급락했다.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오전 중 연 5.31%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들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전날보다 무려 0.18%포인트나 떨어진 연 5.07%에 마감됐다. “세번째 금리인상이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겠다”는 박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경기회복 속도가 올해보다 빠를 경우 통화당국이 상반기 중 한두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은은 현재 연 5%대의 시장금리가 두 번 인상된 콜금리(연 3.75%)보다도 여전히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도 내년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금리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형로 국민은행 증권운용팀 과장은 “국내 경기흐름과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중요하다”며 “이달 중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여부를 지켜봐야 내년 금리추이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예금금리 줄인상 대출금리도 시동

주요 은행 예금금리 인상 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콜금리를 두달 만에 다시 0.25%포인트 올리자, 시중은행들도 이에 맞춰 발빠르게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몇 주 뒤부터 대출금리 인상에도 나설 것으로 보여, 대출을 많이 안고 있는 가계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금통위 결정 직후 “콜금리 인상 및 최근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을 반영해 상품별로 0.25~0.6%포인트 범위 안에서 금리를 인상해 9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1년 정기예금 금리는 0.25%포인트 올라 3.95%에서 4.20%가 됐고, 5년 만기 정기예금은 0.6%포인트 올라 4.05%에서 4.65%가 됐다. 또 개인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은 3.1%에서 0.25%포인트 올라 3.35%가 된다. 국민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0.15~0.3%포인트 올려 9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종전 3.7%에서 4.0%로, 2년 만기 예금은 3.9%에서 4.2%로, 3년 만기는 4.1%에서 4.4%로 올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외에 다른 상품들도 내부 논의를 거쳐 다음주께 구체적인 상승폭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다음주께 정기예금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며, 농협과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도 이번 콜금리 인상 수준으로 예금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 다음주에 이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과 에스시(SC)제일은행은 “정기예금의 경우 이미 다른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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