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24 18:52
수정 : 2018.12.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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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경 연구원 보고서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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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투자증권 최종경 연구원
5주 체험…건강식품 효능 확인해
“상장기업 늘어나 확증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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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경 연구원 보고서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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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성공한 뒤 요요는 아직 오지 않았다. 세미나에 가서 몸이 부어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민망하니까 아직 관리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 체험기로 색다른 보고서를 만든 최종경 비엔케이(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신의 몸에 아직 큰 변화는 없다고 24일 말했다. 스몰캡(소형주) 담당 연구원인 그는 5주 동안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며 다이어트를 했고, 이 체험을 통해 얻은 상품의 경쟁력 평가를 바탕으로 산업 전망과 버무려 지난 18일 ‘건강기능식품 좋다길래 직접 먹어봤습니다!’ 보고서를 내놨다. 실적을 분석하거나 기업을 탐방한 뒤 내놓는 게 일반적인 증권사 보고서들의 세계에서, 이렇듯 직접 체험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이색적이다. 가끔 자동차 담당 연구원이 새차가 직접 타보며 상품성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체험기 형식으로 보고서를 쓰진 않는다.
그의 색다른 다이어트 보고서에는 이유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은 도대체 어디까지 유효한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고,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성장과 고도화에 따라 상장기업이 늘어나며, 그 효과에 대한 확증이 필요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16년 기준 17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인데, 홍삼 제품군이 절대적인 점유율(46%)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다른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을 돌리지 않으면 빠르게 성장하기 힘든 구조인데, 11월과 12월에 상장한 두 기업의 다이어트 제품이 최 연구원 눈에 들어왔단다.
그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7일까지 5주 동안 실험에 들어갔다. 우유·토마토·사과 위주의 식이요법을 하고 가벼운 달리기 등 운동을 함께했다. 술은 입에 대지 않았고, 주 1∼2회 운동량은 유지했다. 그 결과 그의 체중은 91.6㎏에서 81.1㎏으로 10.5㎏(-11.5%) 줄어들고, 체지방률도 3.1%p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그는 “지방도 5.5㎏이 줄면서 체지방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의 도움도 받았다”고 말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하루 수십편씩 나오는 증권사 보고서 사이에서 눈길을 끌었다. 펀드매니저들은 보고서를 보고 진짜 효과가 있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견줘 규모가 작아 투자가 여전히 필요한데, 이러한 관심은 투자로 이어진다. 보고서는 다이어트에 도움되는 책과 스마트폰 앱까지 담았다. 최 연구원은 “다음 보고서는 이번과 달리 실패한 다이어트에 대한 복기를 통해,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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