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4 18:34
수정 : 2005.12.14 22:58
연준, 또 0.25%p ↑ 연4.25%
“경기부양 정책 제거” 표현 빼
추가 인상 필요성 감소 내비쳐
국내 환율·채권금리 동반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4일 새벽(한국시각) 기준금리를 연 4.25%로 또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연준은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이 낮아졌음을 시사해,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급등세를 보였던 채권금리가 안정세로 돌아서는 한편,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원화 절상)로 기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2004년 6월 이후 13번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준이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서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을 제거해 나갈 수 있다”란 표현을 뺐다는 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표현은 미국 연준이 ‘경기부양적’ 저금리 기조를 제거해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미로, 그동안 13차례 금리를 인상하면서 사용해 왔다.
세심한 표현을 구사해 온 미국 연준의 성명서에 나타난 이런 변화를 들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조만간 금리인상 추세를 끝낼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준은 다만 ‘예측 가능한 속도’로 통화정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혀, 급격하게 금리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하준경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연 4.5~4.75%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런 인상추세가 막바지 단계에 온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인상에서 서서히 발을 뗄 것이란 분석이 나오자, 이날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채권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무려 0.10%포인트나 떨어진 연 4.94%를 기록했다. 박성진 삼성투신운용 팀장은 “박승 한은 총재가 ‘시장금리와 콜금리의 격차가 좁아졌다’고 언급하고, 미국 연준도 금리인상 마무리 단계임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제거됐다”며 “5%까지 올랐던 지표금리가 내년 초 4% 중후반대에서 박스권을 이루며 안정적 추세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9.7원 떨어진 1016.3원까지 하락하며 달러 약세(원화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101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 8월 초 이후 처음이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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