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4 18:09
수정 : 2019.01.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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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 우리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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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회장 출범식서
“비은행 적극적 인수 할 것
자산운용사 등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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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이 열렸다. 사진 우리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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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2014년 11월 금융지주회사를 해체한지 4년여 만에 다시 지주사로 돌아오는 공식 출범식을 14일 개최했다. 케이비(KB)국민·신한·케이이비(KEB)하나은행과 함께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지주사 체제로 같은 대열에서 경쟁하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부터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 추진을 본격화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설 방침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이날 서울 회현동 본점에서 출범식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우리금융지주가) 은행은 강하지만 비은행이 약해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며 “처음 1년은 규모가 작은 것부터 인수·합병하려고 자산운용사·부동산신탁사·저축은행을 보고 있다. 규모가 작은 회사는 직접 인수, 규모가 큰 데는 같이 합작으로 투자하는 형태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비은행 쪽에 보험·증권이 없어서 다른 데와 (자산 규모에서) 차이가 나는데, 보험사는 자본확충 문제도 있고 해서 당장 인수하기가 쉽지 않고, 증권사도 올해 인수를 못 하면 공동으로 지분 투자하는 등 여러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부실화한 은행 등의 합병을 거치며 공적자금이 12조8천억원이나 투입된 뒤 2001년 국내 최초의 지주사로 출범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덩치가 너무 커서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각에 어려움을 겪자 2014년 금융그룹 해체에 이르렀다. 광주·경남은행 같은 지방은행, 엔에이치(NH)농협금융지주로 넘어간 우리투자증권과 저축은행, 디지비(DGB)생명이 된 우리아비바생명 등이 이때 떨어져 나갔고, 우리은행은 카드와 종금사 등 소수 자회사만 보유해 은행자산 비중이 90% 이상인 금융그룹 형태가 됐다. 이후 2016년 11월 정부가 민간 과점주주들에게 우리은행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서 민영화의 첫 단추를 푼 상태다.
이날 지주사 출범식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석해 “우리금융은 민영화된 금융지주사로 거듭났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잔여지분(18.4%)을 매각해 우리금융의 ‘완전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 체제는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라는 엄격한 출자한도를 적용받는 은행-자회사 체제와 달리 출자 여력이 커지기 때문에, 우리금융지주(자기자본 18조461억원)는 8조7천억원가량의 인수·합병 실탄을 가지게 된다.
손 회장은 자산규모가 수익규모의 윤곽을 결정한다고 보고 적극적 인수·합병 추진으로 다른 은행 기반 금융지주사들과의 경쟁에 뛰어들 의지를 피력했다. 손 회장은 “최대로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을 많이 해서 포트폴리오를 늘려갈 것”이라며 “2019년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1등 금융그룹이 되게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 체제는 1년 임기의 한시적 지주회장·은행장 겸직 구조로 출발했기 때문에, 손 회장이 한해 뒤 연임에 도전하려면 올해 안에 상당한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지주회장 인선을 둘러싼 과잉경쟁으로 인한 잡음이 커지자, 이사회는 1년 임기의 겸직 카드를 내놨고 현직인 손 행장을 지주회장으로 선임했다. 손 회장은 은행장 3년 임기 중 2년이 남은 상황에서 1년 임기의 지주회장직을 수락한 만큼, 1년 뒤 연임에 도전하리란 시각이 강하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날 한국거래소에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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