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5 21:11
수정 : 2005.12.15 21:11
유지창 회장 밝혀…전자금융거래법 저지 계획
“은행장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공세적 로비활동을 펼치겠다.”
지난달 취임한 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이 앞으로 은행들을 위한 강력한 로비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유 회장은 15일 “회원 은행의 권익을 위해서라면 생보협회·손보협회 등 이웃 단체도 끌어들이고 은행장들을 직접 대동하고 다니면서 정부·국회를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국책·시중은행을 포함해 제1 금융권 모두를 회원으로 망라하고 있는 은행연합회는 그동안 부진한 대외활동 탓에 회원은행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은행권 일부에서 “회비가 아깝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익단체로서 제구실을 못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 회장은 우선 현재 금융권에 논란이 되고 있는 전자금융거래법 통과를 로비를 통해 막겠다는 계획이다. 이 법안은 금융사고 발생시 고객의 중과실이 아닌 경우 금융회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어서, 은행 등 금융회사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을 “금융회사에 대한 폭거”라고 강력하게 비판한 유 회장은 이미 관련 국회의원과 정부 관료들을 직접 만나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국회에 법안 재심을 요청하는 등 그동안 수세적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휴면예금을 이용한 공익법인 설립이 정치권의 법안 발의로 무산되었던 몇달 전 무기력한 연합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유 회장은 최근 은행의 공공성 결핍에 대한 비판이 일자 취임 직후 일찌감치 “은행장들이 참여하는 공공위원회를 연내에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매년 임단협을 벌이는 금융노조에 대해서도 “극렬한 투쟁에서 벗어나라고 호소할 생각이며, 안되면 갈 때까지 가보겠다”고 말해, 앞으로 ‘힘있는 이익단체’로서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의 연구원은 “사업자단체가 활발한 로비 활동을 통해 제구실을 하겠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은행권이 지나친 이기주의 집단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합법적이고 균형잡힌 로비활동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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