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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9 18:37 수정 : 2005.12.19 18:37

가계자산 부동산이 80% 금융·투자로 옮겨 갈 것

생생 투자칼럼


“부동산업의 2대 축이 뭔지 아는가?” 은행지점장 출신 선배가 필자에게 묻더니 ‘금융과 법(정책)’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법보다 금융이 더 중요해 진다네.” 가만히 지난 몇 십 년을 되돌아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오래전 영국에서 옛 성을 보러 가려고 택시를 탄 적이 있다. 영국 사람들이 얼마나 일을 신중하게 처리하는지를 말하던 중에 택시기사는 이렇게 말했다. “저 앞 하천에, 내가 어릴 적부터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직도 논의가 안 끝났다오.” 기사는 환갑이 훨씬 넘어 보이는 노인이었다.

외국인들이 분당이나 일산 같은 신도시가 몇년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놀랄 것이다. 그런 놀랄 만한 일은 강력한 정치권력으로 밀어부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치권력은 법과 정책으로 나타나게 된다.

‘부동산의 사주팔자는 도로’라는 말이 있다. 그 도로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정책이 아니겠는가? 그런 과정에서 노동이나 기업활동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놀라운 부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투기꾼은 투기꾼대로, 개발업자는 개발업자대로 다들 재산증식을 부동산에 의존해 왔다.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이 30% 수준인데 반해, 한국은 80%를 넘는 것은 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법과 정책이 부동산을 움직이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겠지만, 지난 8·31조치 이후로는 법과 정책의 영향력이 점차 작아질 것같다. 금리와 수요·공급의 영향력이 커져 가고, 부동산보다 다른 금융상품의 비중이 더 커질 것이다. 보통 경제가 선진화될수록 가계자산에서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아진다.

자산의 중심이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옮아가는 것은 수익을 내는 원천이 부동산 시세차익에서 기업활동으로 바뀌는 과정을 반영한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정부에서도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와 벽을 없애나가는 중이다.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파는 것처럼, 내년부터는 보험설계사가 투자상품을 팔게 될 것이다.

요즘은 부동산도 유동화할 수 있다.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리츠나 부동산펀드는 소재는 부동산이지만 다른 금융상품처럼 유동화가 가능한 상품이다. 중산층이나 서민들에게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을 역모기지를 통해 노후설계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도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한 방편이라고 볼 수 있다.

금융에 있어서도 안정성을 고려한 저축과 수익성을 고려한 투자를 적절히 배합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투자에서도 간접투자 비중이 더 커진다. 직접투자를 하다 손해를 입었던 악몽을 가진 개인들에게는 5만~10만원의 최소 가입금액의 적립식 주식형 펀드상품을 권하고 싶다.


통장이나 정기적으로 날라오는 운용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투자금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투자위험과 수익성을 몸으로 익히게 될 것이다. 부를 만들어 내는 원천이 부동산에서 기업으로 바뀜에 따라 가계의 자산운용도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어가야 한다.


이광구/포도에셋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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