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딜러 "당국 미세조정 혹은 관망중"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달러당 980원대로 접어드는 등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당국의 개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환 딜러들은 당국이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에 일부 개입하되 미세조정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은행 외환 딜러는 "5일 시장 상황으로 미뤄볼 때 외환 당국의 개입이 없었거나 있어도 미세조정에 그쳤다"고 말했다. B은행 외환운용팀 관계자도 "원.달러 환율이 980원대까지 밀리는 과정에서 5일 하루동안 당국이 약 2억달러를 투입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며 "이는 급락세를 다소 진정시키는 수준 이상의 힘을 갖지 못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규모는 약 8억~10억달러 가량. 이 정도는 돼야 급락세를 꺾고 일종의 반등 포인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올들어 외환당국은 단 하루 정도를 제외하고는 2억달러 미만의 시장 개입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C은행 외환시장팀 관계자는 "5일에 당국이 소폭 개입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감으로 볼 때 '개입이 거의 없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현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사실상의 시장 관망을 하고 있는 것이 옳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A은행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은 투기적인 달러 매도세가 많을 때는 효과가 있지만 현재와 같이 실수요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시장에서 개입을 했다간 실탄(돈)만 쏟아부을 뿐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B은행 외환운용팀 관계자도 "시장이 자율적으로 반등 포인트를 찾을 때까지는 미세조정만 하는 것이 더 낫다"며 "지금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봐야 매도세력에게 기회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이 패닉상태로 가지 않도록 다소간의 완충만 해주는 최소한의 개입 정도가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D은행 외환딜러는 "외국계은행의 역외 매도 뒤에 대규모 헤지펀드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당국이 개입의지는 있는데 역외매도가 워낙 강해 시장 조정에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원.달러 환율은 새해 들어 4거래일 연속 급락, 5일엔 990원선도 깨졌다. 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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