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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05 20:58 수정 : 2006.01.05 20:58

중기대출 ‘부실 때도 담당자 면책’ 상품 계획
설날 특별자금 2월까지 5천억원 한도 지원
황영기 행장, 창립 107돌 맞아 ‘맏형론’ 꺼내

“토종은행, 이젠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겠다.”

지난해 ‘토종은행론’을 앞세워 외국 지분이 많은 다른 시중은행들을 자극했던 우리은행(행장 황영기)이 새해 들어 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토종은행으로서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시선을 의식한 듯, 중소기업과 서민금융 중심의 새해 구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이달 중순부터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담당자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중소기업 특별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지금껏 중소기업들이 기술이 있더라도 재무구조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출 혜택에서 소외돼왔던 만큼, 일선 대출 책임자들이 ‘불안감’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담당자를 면책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대신, 중소기업의 기술력 및 상품성을 철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의 경우 은행이 선정한 기술력 및 상품성 평가기관 가운데 두 곳 이상에서 에이(A) 등급을 받을 경우 대출을 해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이밖에도 중소기업 대출 확대 차원에서 이번 설에 지원하는 중소기업 특별자금을 다음달 10일까지 5천억원 한도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한국전력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전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2800여곳의 생산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14일 경기도 일산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올해 경영전략대회를 열고, 이같은 중소기업 지원과 서민금융을 뼈대로 한 ‘토종은행 역할론’의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올해 이런 역할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관련 제도를 이미 마련해 둔 상태다. 옛 중소기업 심사팀을 중기업심사팀과, 소호·개인심사팀으로 나누어 심사 쪽 역량을 강화했다. 중소기업 기술력 평가를 위해 ‘중소기업기술력 평가자문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 2월에는 기술신보와 기술력인증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액은 2004년 말 29조3219억원이던 게 2005년 말에는 31조9630억으로 늘어,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영기 행장도 최근 ‘토종은행론’에 이어 ‘맏형론’까지 꺼내가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황 행장은 지난 4일 열린 창립 107주년 기념식에서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우리 근현대사의 중심에 서서 궂은 일을 마다않던 우리나라 금융의 맏형이었다”며 “지난해 여신과 수신부문 증가율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고객들이 제자리로 돌아온 맏형을 맞이하는 반가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09년 역사의 조흥은행이 간판을 내리는 틈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하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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