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책 발표 불구 강보합 마감..988.10원
정부가 외환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990원선 회복에 실패했다.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0.80원 오른 988.1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70원 오른 995.00원에 장을 시작해 장중 한때 996.90원까지 오르며 1천원선 회복을 눈앞에 두는 듯 했으나 장후반 반발 매도세가 나오면서 상승폭이 급격히 줄었다.
지난달 29일부터 급락세를 보여온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만에 강보합세로 돌아섰으나 '환율쇼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장초반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을 예상한 매수세가 쏟아진데다 정부가 오전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통해 이를 확인함에 따라 시장이 즉각 반응을 보였으나 시장분위기 반전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정부 구두개입의 약발이 먹히지 않음에 따라 향후 외환시장 분위기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외환은행 구길모 과장은 "구두개입은 적절했으나 이를 받쳐주는 물량개입이 없어 시장의 실망감이 컸다"며 "장 마감 직전에 당국의 개입을 기다리다가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구 과장은 "결국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는 빌미를 만든 셈"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정부가 왜 대책회의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다른 시장관계자도 "원.달러 환율의 전체적인 방향은 여전히 하락쪽"이라며 "정부가 정책적인 방침을 밝혔을 뿐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최근 매도물량을 쏟아냈던 역외가 비교적 조용했다"라며 "업체들도 대체로 관망하는 분위기여서 장초반을 제외하고는 등락이 심하지 않아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권태신 재정경제부 제2차관 주재로 환율 대책회의를 열어 최근의 외환시장 움직임을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고 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특히 외환 과잉공급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거주민의 해외부동산 취득을 완전히 자유화하는 등 해외투자 관련 규제를 상당부분 폐지키로 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10분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0.56원 내린 851.22원, 엔.달러 환율은 0.19엔 오른 116.05엔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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