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15 18:28
수정 : 2006.01.15 18:28
정부 개입…980원대 안팎 조정국면 예상
연초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며 금융시장을 달구었던 원-달러 환율이 이번주부터 진정국면에 들어설까?
지난 13일 한때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960원대까지 추락하던 원-달러 환율은 정부와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다시 하룻만에 13원이 치솟으면서 일단 990원대 가까이까지 안착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980원대에서 10원 이내의 소폭 등락을 보이는 조정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준규 외환은행 과장은 “환율을 급등락시킬 큰 요인은 사라졌으며, 엔-달러 역시 조정국면을 겪을 것”이라며 당분간 달러당 975~985원대의 변동을 예상했다. 노상칠 국민은행 과장도 “외환시장이 급등락으로 인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추세 자체는 하락세가 분명하지만 당분간은 조정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선 이번주 이후에는 연초처럼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큰 재료가 없다는 점을 조정국면으로 갈 근거로 들고 있다. 새해 외환시장 개장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급락을 보였던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금리인상 조기 중단에 따라 달러화 강세 기조가 예상보다 빨리 끝날 것이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말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줄고 재정수지도 흑자로 반전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심리가 연초보다 약화됐다. 또 지난해 12월 8년 만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유럽중앙은행도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 약달러에 대한 기대감을 한풀 꺾었다. 이 때문에 한때 달러당 113엔대까지 밀렸던 엔-달러 환율도 114엔대를 회복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부와 외환당국이 지난 주말 실시한 구두 및 물량 개입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한덕수 부총리는 지난 13일 개장 직전 “최근 환율하락의 도가 지나치며, 박승 한국은행 총재와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란 의견을 교환했다”며 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구두 개입 이후 실제 외환당국에서는 최근 개입 물량 가운데 가장 큰 10억 달러 안팎의 매수자금을 시장에 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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