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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6 19:39 수정 : 2006.01.16 19:39

생생 투자칼럼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약간의 두려움과 당혹감을 동시에 느낀다. 두려움은 ‘혹시나 투자해서 손해를 보면 어떡하나’란 걱정이고, 당혹감은 ‘어떻게 오늘 투자한 100원이 하루만에 일년 은행 이자보다 더 많은 110원이 될 수 있는가’란 의아함이다. 더 쉽게 말하면 한편으로는 가능한 빨리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욕심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도 되는가 하는 윤리 의식이 꿈틀거린다.

먼저 주식투자에 따라다니는 윤리 의식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가 안전한 은행 저축에 만족하지 못하고 주식시장을 기웃거리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노후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 사회가 근로 의욕이 있는 사회 구성원에게 일정한 기간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이 시기에 거두어들인 세금이나 또는 보험금으로 그 사람의 노후를 보장해준다고 하자. 그러면 사람들은 굳이 위험이 가득찬 주식시장에 맨 얼굴을 내밀다 얼굴에 상처입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나라별로 사회보장 수준이나 방식에 따라 주식투자의 정도나 문화가 다른 것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미래가 불안하고 임금 소득만으로 노후를 준비하기 어려우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서게 된다. 나의 근로 소득은 별로 늘어나지 않고 또 장래 소득도 불안하지만 다행히 한국 경제는 장기로 평균 10%씩 늘어난다고 하자. 이런 경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일자리를 달라고 시위를 해야 하나? 월급을 올려달라고 데모를 해야 하나?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한국의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연 평균 10%의 성장에 나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이 기회에 참여하는 것에 윤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기업 이윤을 가격으로 드러낸 것이 바로 주식의 가격이다.

문제는 주식의 가격이 언제나 일직선으로 기업의 이익을 반영하여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더구나 기업의 이익이 매년 안정적으로 10%씩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주식의 가격이 기업에 일어날 미래의 일을 현재로 당겨와서 지금의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일어날 일이란 말 그대로 아직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이므로 이를 반영하여 아래 위로 움직이는 주식의 가격이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오늘 투자한 100원이 운이 좋으면 내일 110원이 되는 일도 일어나고 운이 나쁘면 90원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일도 생긴다.

내가 힘들게 번 100원을 주식에 투자했더니 110원이 되면 좋은 일이지만 90원으로 떨어지면 이것을 견딜 수 있을까? 정말 전문가들이 말하듯이 조금씩 적립하면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은행 저축보다는 투자금액이 더 많아지는 것일까?

여의도에서는 매달 조금씩 장기로 한국 주식시장의 전체 지수에 투자하면 이 투자금액이 한국 경제가 성장하고 한국의 기업이 이익을 늘리는 것에 비례하여 늘어난다고 광고한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반드시 그렇게 된다면 이것은 공짜 점심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결국 우리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예를 들면 60~70%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나머지 30~40%는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물론 이 30~40%를 더 줄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주식투자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하상주/가치투자교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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