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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3 19:00 수정 : 2006.01.23 19:00

SC제일·한국씨티 중기대출 꼴찌 수준
가계대출 모집인 마구잡이 채용 ‘물의’
“자금중개 공적기능 외면” 비판 못피해

외국계은행 지난해 대출 들여다보니

지난해 외국계 은행들은 여전히 중소기업대출을 적극 줄여나간 반면, 가계대출은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이 소유·경영권을 100% 쥐고 있는 SC제일은행의 경우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은 오히려 감소했지만, 비정규직 대출모집인까지 적극 활용하면서 가계대출을 늘린 탓에 시중은행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폭이 2위에 올라섰다. 역시 100%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감소폭이 시중은행 가운데 두번째로 컸다.

외국계 은행들이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은 외면한 채, 담보위주로 부실위험이 낮은 가계 대출 확장에만 치우침으로써, 자금중개기능이라는 은행의 공적 구실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중기 대출시장 바닥=23일 한국은행과 각 은행들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신한·조흥·우리·하나·외환·기업·한국씨티·SC제일은행 등 9개 시중·국책은행의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은 모두 6조6600억원 늘어났다. 반면 이들의 가계자금 대출은 21조2800억원이 늘어 중소기업 대출의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 한 은행당 중소기업 대출이 평균 7천억원 증가에 그친 셈이어서, 지난해 초 중소기업 대출을 대폭 늘리겠다는 각 은행들의 약속이 헛구호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기업은행으로 지난해 6조5400억원이 증가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우리(2조6400억원), 신한(1조3900억원), 외환(1조200억원)은행 등은 증가액이 1조원을 넘겼으며, 하나은행은 87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그동안 가계대출 위주로 영업을 해온데다 주택은행과 합병 뒤 지난해 대규모 부실여신 털어내기에 나섰던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3조665억원이나 감소했다. 이어 한국씨티은행이 1조6600억원을 줄였으며, 조흥은행과 SC제일은행이 각각 7100억원, 3700억원 감소했다.

외국계 자본에 인수·합병되기 전 기업대출 선두주자였던 SC제일은행의 경우,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점유율(농협 포함)이 불과 2.78%로 2004년의 3.12%보다 더욱 줄어들면서 9개 은행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도 중소기업 대출시장 점유율이 2004년 3.81%였으나 지난해에는 대출금 감소 탓에 2.81%로 떨어지면서 SC제일은행과 함께 바닥권에 머무는 등 외국계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외면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 가계대출 증가폭 2위 등극=SC제일은행은 그러나 지난해 가계대출을 무려 5조7천억원을 늘리면서, 지난해 9개 은행 전체 증가분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는 우리은행(6조7천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확장을 위해 대출모집인을 마구잡이식으로 채용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가계대출 시장에서 SC제일은행이 차지한 점유율도 2004년 7%대에서 지난해에는 8.5% 수준까지 높아졌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만기회수 대출금이 크게 늘어 중소기업대출이 감소한 것”이라며 “향후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비중을 50대 50으로 맞춰간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중소기업대출 담당 임원은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기능이 취약한데다, 충당금 적립이 적은 가계대출을 늘려 당기순이익 등의 실적을 개선시키는 등 손쉬운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재 석진환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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