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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23 19:23 수정 : 2006.01.23 19:23

생생 투자칼럼

세상의 이치를 훤히 꿰고 있는 현자가 히말라야 산맥 깊은 골짜기에서 은둔하며 살고 있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한 펀드매니저가 고생 끝에 그를 찾아가 항상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하자, 그 현자가 알려준 방법이 ‘블래쉬(BLASH) 전략’이었다고 한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Buy Low And Sell High)란 뜻이다. 그만큼 매매시기를 잡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이다.

11주 연속 상승하던 코스피지수가 지난주 급락하자 한쪽에서는 “아직 조정이 끝나지 않았으며 반등시기를 이용하여 주식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 상승기조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것이어서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상반된 주장을 폈다. 과거에도 자주 경험한 까닭에 매우 익숙한 장면이다. 결과는, 어느 한쪽의 주장대로 분명히 지수는 상승하거나 하락할 것이다. 예상이 적중한 사람들은 이익을 볼 것이며, 운이 더 좋다면 예상 적중이 몇차례 더 이어져 큰 돈을 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행운의 여신은 항상 우리편이 되어주지는 않는다.

미국에서 일부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투자성과를 분석한 결과, 매매 시기를 잘 잡아 초과수익을 얻은 경우는 1.8%, 종목 선정을 잘 해 초과수익을 얻은 경우는 4.8%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결국 그 누구도 매매 시기나 종목 선정을 통해 초과수익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반면, 초과 성과의 91.3%는 자산 배분 즉 분산투자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8차선 고속도로를 외면한 채,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위에서 헤매고 있었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까? 현명한 투자자라면 1.8%나 4.8% 보다는 91.3%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지 않겠는가?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실제 투자를 실행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투자성향보다도 투자가능 기간과 투자목적이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자금을 1년 단위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것도 효율적이지 못하며, 단기에 사용할 자금을 펀드상품으로 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자산 축적기에 있는 사람과 이미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사람의 투자행태도 당연히 달라야 한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있어 보유자산 전부를 펀드에 편입시키는 것보다는 일부를 확정금리 상품으로 운용할 때 이론적으로 더욱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투자가능기간과 투자목적을 감안해 1년 이내에 써야 할 자금은 주로 엠엠에프(MMF)나 정기예금 등으로, 장기간 운용이 가능하거나 노후을 위해 운용하는 자금이라면 국내 주식형펀드와 일본이나 이머징마켓 등 국외 뮤추얼펀드에 분산 투자하여 장기적인 자본차익을 추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형철/KB국민은행 청담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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