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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3 07:24 수정 : 2006.02.03 07:24

"사상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는 은행의 그늘엔 퇴진 압력을 받는 수많은 임직원들이 있다"

각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최대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에서도 한때 '은행원=철밥통(안전한 직장)'이라고 불렸던 공식은 올해도 처참하게 깨지고 있다.

억대 연봉자가 수두룩한 데다 복지도 여타 직장에 비해 우수하지만 실적에 따른 인사 관행이 정착되면서 후선 발령 등 사실상 퇴직 압력을 받는 직원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인사에서 116명의 지점장에게 후선보임 발령을 냈다.

국민은행의 지점수가 1천100여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점장 10명 중 1명은 실적 때문에 현직에서 밀려나는 셈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몇년간 매년 약 150여명의 지점장에게 후선보임 발령을 내왔다.

후선 보임이 되면 각 지역본부에 배속돼 카드.여신.예금 등에 대해 개인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게 된다.

지점에 배치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기 때문에 실적을 올리기 쉽지 않은 여건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실적이 잘 나오지 않아 인사 점수를 낮게 받고 이로 인해 연봉이 깎이면서 동시에 퇴직금이 삭감되는 최악의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국민은행 HR그룹 관계자는 "현재 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차장급 후보군이 2천여명이나 된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이들에게도 기회를 주려면 실적에 따라 내는 후선보임 발령자 숫자를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2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어야 지점장 발령을 받는다"며 "이 경쟁을 뚫은 이후 실적이 모자라면 다시 후선 발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실적이 좋지 않은 지점장에 대한 후선발령 관행은 다른 은행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인사를 단행한 우리은행도 약 40여명의 지점장에게 후선 발령을 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작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후선보임을 받고 채권추심이나 영업추진을 하다가 다시 영업점으로 복귀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며 "사실상 명예퇴직 압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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