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6.26 14:09
수정 : 2008.06.2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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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리뷰] 임경수의 지역 design
흔히 ‘마을 만들기’라 하면 마을의 경관이나 상품이 유명해져서 ‘대박’을 터뜨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오해는 농어촌 지역개발의 한 방편으로 마을 만들기를 추진한 정부와 관련 전문가들이 농산물의 판매나 방문객 수와 같은 외부적 성과를 바탕으로 성공사례를 포장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농촌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마을 만들기 사례를 들어보면 강원도 화천군 신대리, 일명 토고미 마을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토고미 마을을 연간 2만명의 외지인이 다녀가는 농촌관광의 선도적인 마을쯤으로 알고 있다. 전문가들도 토고미 마을의 성공 요인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에서 찾으면서 마을과 외부와의 관계에만 주목한다.
그러나 토고미 마을은 중앙정부가 그린투어리즘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전부터 마을 만들기에 나서왔다. 1999년에 작성한 ‘마을 발전 30년 계획서’에서 ‘관광’이나 ‘마케팅’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스스로의 노력을 바탕으로 이미 마을 만들기 성과를 내고 있던 토고미 마을에 뒤늦게 그린투어리즘이나 농촌관광의 개념이 접목되고 포장되었다는 이야기다.
토고미 마을 만들기의 요체는 △도시민과 마음을 나누는 농촌 체험 진행 △농촌 체험을 바탕으로 나눔의 농사가족(일종의 직거래 회원) 만들기 △회원가족을 대상으로 마을 농산물 직거래 △이를 통한 다양한 일자리 만들기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로 토고미 마을은 1500가구에 이르는 나눔의 농사가족을 만들어내고 이들과의 직거래를 통해 농가평균 연 3600만원의 소득을 달성하고 있다. 또한 마을 사무장, 마을 식당 도우미, 체험 강사 등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기도 했다. 두부 공장의 출현으로 일거리를 잃고 생활보호대상자가 됐던 두부 할머니는 체험 행사가 인기를 끌면서 예전의 일을 되찾았다. 할머니는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신선한 두부를 공급하면서 두부 체험 강사 노릇까지 하고 있다.
토고미 마을의 사례에서 보듯이 마을 만들기는 마을 또는 지역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상호 연관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외부보다는 내부에 관심을 가지며 하나의 특정 산업에 ‘올인’하지 않고 다양한 수준의 경제활동을 장려한다. 여러 주민이 골고루 부가가치를 누릴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도 배려한다.
‘경제 살리기’를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지금의 저용량 사회가 답답하다면, 토고미로 주말 여행을 떠나보자. 희망의 숨을 들이마시자.
지역경제디자인센터 소장
limks@e-j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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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경제연구소는 동아시아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현주소를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세미나를 아래와 같이 개최합니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ㆍ중ㆍ일 지속가능경영 연구 결과 발표 시간도 마련하였습니다. 참석자들에게는 약 150쪽 분량의 연구 결과 최종 보고서를 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겨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일시 : 2008년 7월1일(화) 오후 3시~6시 ▶ 장소 : 라마다호텔 ▶ 문의 : 02-710-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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