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빌 드레이턴, 다니엘 루베츠키, 데이비드 그린
|
[헤리 리뷰]
세계의 사회적 기업가들 늘상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의 비즈니스맨이 세상을 바꾸겠노라며 사회적 기업가로 다시 태어나기까지의 세월은 짧은 여름휴가만으로 족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아시아지역 마케팅 총괄 책임자로 있던 존 우드(John Wood)의 인생은 지난 1998년 네팔에서 보낸 여름휴가 이후 완전히 바뀌었다. 휴가 기간 중 우연히 히말라야 산골 마을을 찾았다가 고작 몇 권의 책밖에 없는데도 그나마 자물쇠로 채워진 ‘도서관’을 지켜본 우드는 이듬해 지구촌의 빈민지역에 도서관을 만들어주는 비영리 사회적 기업 ‘룸투리드’(Room to Read)를 세웠다. 그가 이끄는 ‘도서관 제국’은 지금까지 전 세계 3870개 도서관으로 늘어났고, 그 생생한 과정은 그가 손수 써내려간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세상을 바꾸다>에 꼼꼼하게 기록돼 있다. 미국의 경제지 <패스트컴퍼니>는 지난 2004년 이후 3년 내리 그에게 ‘사회적 자본주의자 상’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사회적 기업가야말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방안을 누구보다 앞서 제시해온 ‘해결사’들이기에, 지구촌 어디나 사회 문제가 있는 곳엔 늘상 사회적 기업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 세계 사회적 기업의 거미줄을 엮어내는 거미.’ 흔히 사회적 기업의 대부라 불리는 빌 드레이턴(Bill Drayton)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1980년 대중을 위한 혁신가를 자임하며 아쇼카(Ashoka)라는 이름의 글로벌 비영리기관을 창립한 드레이턴은, 당시만 해도 시민단체 활동가들이나 영리기업 경영자들 양쪽으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가면서도 ‘사회적 기업가’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이후 드레이턴의 후예들은 곳곳에서 값진 성과를 일궈왔다. 지난 2002년 세계은행으로부터 ‘발전·시장 혁신상’을 받은 데이비드 그린(David Green)도 그 중의 하나다. 다국적 기업들이 인공수정체를 300달러에 파는 것을 지켜본 그는 은퇴한 과학자와 안과의사들을 끌어들여 값싸고도 품질 좋은 제품을 개발해 가난한 소비자에게 다가섰다. 특히 최근에는 영리기업에 뿌리를 둔 각종 재단들마저 앞다퉈 사회적 기업가를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열심이다. 대표적으로 이베이 창립자인 제프 스콜이 설립한 스콜재단(www.skollfoundation.org)과 다보스포럼의 창시자 클라우스 슈왑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설립한 슈왑재단(www.schwabfound.org)을 들 수 있다. 이들 재단은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 모델을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올해의 사회적 기업가상’을 선정해 시상하기도 한다. 올해 스콜재단이 선정한 사회적 기업가상 수상자인 다니엘 루베츠키(Daniel Lubetzky)는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 사이의 합자회사를 운영하면서 피스워크(PeaceWork)재단을 만들어 중동지역 평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피스워크는 ‘KIND’란 이름의 건강스낵을 만들어 전 세계 1만여개 네트워크 매장을 통해 판매하는데, 판매수익의 5%를 기부받아 저소득층 지원사업에 쓰고 있다. 박상유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whyaskwhy@naver.com ※ 도움이 될 만한 책<보노보 혁명> (유병선 지음, 부키, 2007)
<한국의 사회적 기업> (정선희 지음, 다우, 2005)
사회적 기업, MBA에서는 이미 ‘주인공’
|
사회적 기업 관련 과정을 개설한 주요 MBA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