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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31 19:42 수정 : 2008.10.31 19:53

일러스트레이션 이상호

[헤리리뷰] 저탄소 녹색경영전략 1단계 관리
환경효율성은 환경영향으로 경제성과를 나눈 개념
지속가능발전세계기업협의회(WBCSD) 정의

한국은 현재 세계 9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199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은 85.4%나 늘었다. 아직은 감축의무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2013년 시작될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에서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 의무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환경 변화는 기업 경영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한국기업이 저탄소 시대에 맞는 경영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이런 맥락에서, 한국기업의 저탄소 녹색경영 현주소를 점검했다. 특히 기후변화협약 이행에 따라 경영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전력,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4개 에너지 다소비업종을 중심으로 환경효율성을 살펴봤다. 환경효율성은 탄소 배출과 경제적 성과 두 가지를 동시에 감안한 성과지표다.

산업별 분석 결과, 자동차산업이 1t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때마다 591만원의 매출을 벌어들여 환경효율성이 가장 높았다. 석유화학산업과 철강산업이 그 뒤를 따랐다. 전력산업은 4개 산업 중 환경효율성이 가장 낮았다.

물론 전력산업의 환경효율성은 가격책정 과정의 특성에도 영향을 받는다. 전력은 가격규제가 있어 매출 규모가 억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탄소배출량이 많고 환경효율성이 낮은 전력산업을 대상으로, 좀 더 가까이 돋보기를 들이댔다.

교토의정서에 따르면 선진 38개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2년까지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를 줄여야 한다. 만약 한국이 감축의무 대상국으로 결정될 경우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는 전력산업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교토의정서의 감축의무 대상국이라고 가정하고, 전력산업의 저탄소 녹색경영 현주소를 분석했다.

1990년 전력산업 중 화력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총량은 345억kg이었다. 한국이 의무감축국이라면 2012년까지 327억kg까지 줄여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2005년 이 분야 온실가스 배출총량은 1549억kg으로, 감축목표량보다 5배가량 높다. 탄소중립을 위해 초과된 양만큼 배출권을 구매한다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2조7390억원이 필요하다. 이는 한국전력의 5개 발전 자회사 가운데 한 곳의 1년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는 배출권 가격의 지속적 상승세를 고려하지 않고 최근 3년 평균가격인 2만2천원을 적용한 결과로, 배출권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구매액은 이보다 훨씬 늘어나게 된다.


자료: 한겨레경제연구소
한편 2013년 이후에는 배출량 의무를 경제적 성과를 감안해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업 관점의 ‘온실가스배출 원단위’ 감축방식이 그것이다. 생산량이 늘면서 자연스레 늘어난 탄소배출은 감축대상으로 삼지 말고, 생산단위당 배출량만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이런 관점을 감안해 전력산업을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경제성과를 감안하더라도 배출된 온실가스를 상쇄하기 위해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가 치러야 할 비용은 약 2400억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06년을 기준으로 할 때, 전력사가 1kWh 전력을 만드는 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0.7235kg이며 감축목표치는 0.6757kg로, kWh당 0.0478kg의 온실가스를 더 발생시키고 있다.

2012년 목표 온실가스 배출량에 견주어 5대 발전사를 비교해 보면, 남부발전이 1kWh당 배출 온실가스가 0.631kg로 가장 낮다. 그 뒤를 중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남동발전이 따랐다.

이는 원료별로 온실가스 발생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발전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석탄, 석유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LNG에서는 현격히 줄어든다. 남부와 중부발전의 경우 화력연료 중 LNG비율이 50% 정도이며 남동발전은 90% 정도가 유연탄인 점을 살펴볼 때 위의 결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업에게 유리한 온실가스 배출 원단위제가 포스트 교토체제에서 도입되더라도, 한국이 기존 전력생산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여전히 큰 부담이 남아 있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전력 < 철강 < 석유화학 < 자동차, 환경효율 높아져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앞으로 전력산업의 온실가스를 저감하면서도 경제적 성과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세계 2, 3위 발전사인 프랑스 전력회사(EDF) 및 이탈리아 전력회사(ENEL)와, 환경선진국 일본의 도쿄전력의 저탄소 녹색경영 전략을 분석해 아래 5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가장 문제가 되는 화력발전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화력발전 효율성은 40.5%로 세계적 수준에 접근해 있는 일본의 43.4%보다 낮다.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때 내뿜는 온실가스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화력발전 설비에 대한 투자를 통해 화력발전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도쿄 전력의 경우 1%포인트의 화력발전 효율성이 증가할 때마다 10억700만kg의 탄소배출이 절감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둘째, 다양한 에너지원들의 최적 조합을 찾아내야 한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의 경우, 석탄, 석유,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의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다. 석탄, 석유, LNG·LPG 순으로 이산화탄소 방출이 많다. 하지만 LNG·LPG의 경우 연료비가 높아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전기생산단가를 상승시킨다. 따라서 발전 효율성의 증가와 동시에 원가를 감안하여 LNG의 비중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조력, 풍력, 수력, 생물유기체(바이오매스)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개발 및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 관련 기술이 초보단계이며 국내 대체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소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에너지는 온실가스배출이 전혀 없고 기술개발 수준에 따라 경제성도 향상되고 있어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하다. 도쿄전력의 경우, 재생 가능한 에너지 발전을 전담하는 전력사가 따로 존재하며 일반 전력사들이 자연에너지 구입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넷째, 전력 소비자의 노력이 함께 더해져야 한다.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5배가량 증가한 주요 요인은 발전량의 증가다. 그러나 전력회사가 아무리 안정적이고 환경친화적이며 경제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소비자가 무분별하게 소비한다면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개인과 기업들의 에너지 절약 노력이 똑같이 중요한 이유다. 전력사 역시 고객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소통을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은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범지구적 차원의 문제로, 국제적 차원에서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교토의정서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 통계시스템을 구축하고,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고, 청정발전체제(CDM)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 등이 이런 국제적 노력이다.

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realmirror@hani.co.kr

항공산업, 녹색경영 도입 때 수혜 폭 ‘으뜸’


항공산업, 녹색경영 도입 때 수혜 폭 ‘으뜸’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항공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유가 전망이 불확실한 최근 상황은 항공회사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준다. 항공기가 화석연료만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다른 어떤 산업보다 큰 폭의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는 점에선 ‘위기’다. 하지만 반대로 항공회사가 저탄소 녹색경영을 적극 도입할 때 그 어떤 사업보다 수혜의 폭이 넓다는 점에서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들어 환경경영을 활발히 진행하는 국내 항공사들의 환경효율성을 분석했다. 항공사의 경제 및 저탄소 녹색경영 성과를 함께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대한항공의 경우 2007년 기준으로 1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71만8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것이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정비 및 운항 효율화, 신항공기 도입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대한항공은 밝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같은 기간 1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80만8000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두 항공사를 비교하면, 동일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올리는 매출액은 아시아나항공이 더 높았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보다 항공기 운행에 있어 환경효율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온실가스 저감 로드맵 3단계를 수립하여 환경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스케이석유화학, 녹색경영 공개 ‘성실’

석유화학산업 역시 대표적 에너지 다소비산업으로 분류된다. 국내 석유화학사 중 현대오일뱅크와 에스케이석유화학는 상대적으로 성실하게 저탄소 녹색경영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두 회사 환경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현대오일뱅크는 2006년을 기준으로 1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318만9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에스케이석유화학는 같은 기간 1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301만7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6년의 성과를 놓고 보면, 현대오일뱅크가 에스케이석유화학보다 환경효율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국제 비교를 위해 일본 석유화학회사인 니폰오일과 코스모오일의 환경효율성도 살펴봤다. 니폰오일은 2006년 기준으로 1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397만3000원의 매출을, 코스모오일의 경우 같은 기간 1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547만8000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회사 모두 한국 석유화학회사에 비해 높은 환경효율성을 보여준 것이다. 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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